[종목포커스] 삼천리자전거, 5년 만에 3000억 몸값 뽐내다
삼천리자전거의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이 3000억 원을 돌파, 올해 들어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유아용 자전거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우호적인 정부의 자전거 정책 그리고 자전거 극성수기(3~10월) 효과 덕분이란 분석이다.

◆ 9월 첫날 장중 2만34000원 연중 최고가 터치…外人 재매수 지난달부터 급증

12일 오전 10시47분 현재 삼천리자전거의 주가는 전날보다 0.90% 오른 2만2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틀 연속 오름세다.

삼천리자전거는 특히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급상승, 지난 1일 장중엔 연중 최고가인 2만34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3030억 원으로, 2009년 5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비싼 몸값을 뽐냈다.

본격적인 주가상승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재매수에 나선 8월 이후부터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7일부터 전날까지 약 33만7380주(65억여 원)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사자'를 외쳤다. 이 영향으로 외국인 보유비중도 37%대에서 2%포인트 이상 불어나 40%에 육박하고 있다.

◆ 2013년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약 40% 독보적 1위…유아용 시장 진출 성공적

삼천리자전거는 1979년 설립 이후 35년 간 자전거 제조와 판매업을 해왔다.

자회사 참좋은레져를 포함해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40%로 독보적인 1위 업체다. 주로 레져용 자전거를 공급하고 있는데 전기자전거와 유아용 자전거 등으로 제품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제품별 매출비중은 일반자전거 84%, 전기자전거 6%, 유아용자전거 4% 정도로 나타났다.

올해는 특히 유아용 자전거 시장에서 긍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왕섭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규 유아용 자전거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세발자전거형 유모차인데 시중에 경쟁 제품들이 많지 않은데다 가격도 일반자전거에 비해 싸고, 유모차 대비로는 상당히 저렴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전거를 변형해서 만든 유모차이기 때문에 좋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더욱이 고마진의 제품이므로 수익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정책수혜로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 기대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마른 장마'로 극성수기인 2분기에 '자전거 타기 좋은 날'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자전거 성수기는 기온이 온화한 3~10월이고, 이 중에서 특히 봄이 있는 2분기가 극성수기인데 올해는 한 여름에도 무덥거나 비오는 날이 적었기 때문.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와 54% 늘어난 1240억 원과 132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 정책 수혜도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일반자전거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정부의 자전거 정책이 저탄소 교통수단 활성화 등 우호적인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며 "2010년부터 진행된 '국가 자전거도로 구축 사업'은 전국 주요도시를 총 3120km의 자전거길로 연결하는 10년 프로젝트이고, 이미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 종주가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