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김효주
‘기록제조기’ 김효주(19·롯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와 미국 LPGA 등 양대 투어에서 ‘메이저 퀸’ 등극을 노리고 있다.

김효주는 12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달러)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9언더파 133타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12일 오후 11시30분 기준

커리어-그랜드슬램에 도전 중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이날 1타를 잃고 합계 1언더파 20위권으로 밀렸고 박세리(38)도 4오버파 75타로 부진하며 합계 2오버파를 기록해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메이저대회 사상 첫 61타 신기록

[메트라이프·한경 챔피언십] 美 LPGA 61타 '신들린' 김효주, KLPGA 최고 메이저 퀸 '눈도장'
김효주는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10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10언더파 61타를 몰아쳐 메이저대회 역사상 전무한 61타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효주가 기록한 61타는 남녀 메이저대회 통틀어 18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지금까지 여자 메이저대회 18홀 최소타는 10언더파 62타로 두 차례 나왔다.

남자 메이저대회에서는 아직 두 자릿수 언더파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9언더파 63타가 18홀 최소타다. 마스터스에서 두 차례,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차례, PGA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등 총 여섯 차례 나왔다. 파70과 파71에서 친 63타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모두 25차례 나왔다.

여자 프로골프 전체의 역대 18홀 최소타는 13언더파 59타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핑 2라운드에서 작성했다. 60타는 파71 코스에서 두 번, 파70코스에서 두 차례 나왔다. 61타는 지난해까지 총 11차례 나왔으며 올해는 김효주가 처음 기록했다.

○한-미 3연속 메이저 우승 도전

김효주는 지난 6월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김효주가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우승할 경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2개 대회 연속 메이저 우승컵을 안으며 ‘메이저 퀸’으로 자신의 입지를 새롭게 구축하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의 메이저대회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는 신지애(26)가 유일하다. 신지애는 2006년과 2008년 한국여자오픈, 2008년과 2010년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2008년 하이트컵챔피언십 등 국내에서 다섯 차례 메이저대회를 석권했다. 미국에서는 2008년과 2012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두 차례 제패했다. 특히 2008년에는 한국여자오픈, KLPGA챔피언십, 하이트컵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한국과 미국에서 4개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효주가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돌아와 다음주 열리는 KLPGA투어 최고 메이저대회인 ‘제36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까지 석권할 경우 신지애의 ‘한·미 양대 투어 4개 메이저 우승’ 기록에 근접하게 된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 포기한 이유

김효주는 2012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에비앙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김효주는 에비앙챔피언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과 일정이 겹쳐 출전을 포기했다.

김효주는 당시 전인지와 신인상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었다. 신인상 레이스 1위 김효주와 2위 전인지의 포인트 격차는 81점에 불과했다.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우승자의 신인상 포인트는 310점. 일반 대회(150~190점)보다 월등히 높아 불참할 경우 1, 2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김효주는 지난해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 4위를 기록해 신인상 포인트 150점을 얻었다. 전인지는 막판 우승 다툼을 벌이며 공동 2위로 160점의 포인트를 획득했다. 만약 김효주가 에비앙챔피언십에 출전했다면 신인상 레이스 1, 2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