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경북 청도경찰서장 사건에 대해 경찰청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이현희 당시 청도경찰서장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돈을 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한 과정과 한전이 마련한 돈의 출처 등을 조사하기 위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 전 서장이 추석 연휴에 지역 주민 6명에게 한전으로부터 받은 위로금 100만~300만원이 든 돈 동투를 돌린 사실을 포착하고 감찰에 들어가면서 이 전 서장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청은 한전과 경찰서장의 돈 봉투 사건이 감찰 수준에 그치기에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 사법 처리를 전제로 한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청은 이날 5명의 수사관을 청도에 급파했고 이 전 서장과 청도경찰서를 상대로 돈을 받아 지역 주민에게 전달한 경위를 파악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돈 봉투 금액은 1700만원이다. 이 전 서장은 앞서 감찰 조사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할머니가 먼저 ‘치료비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한전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추석 연휴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김재후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