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內戰 포화 속에도 책 펴든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다는 희망 심어주고 싶어요"
“15㎏짜리 비상 배낭을 가지고 다니다가 ‘긴급 신호’를 접하면 대피소에 가 2~3일씩 지새웠죠. 총탄이 눈앞에 오가고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어요.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본부에서 긴급구호 전문가로 활동하는 정미아 씨(31·사진 왼쪽)가 내전 지역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보낸 지난 2년간의 파견 생활을 돌아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최근 유니세프 본부의 정직원이 됐다. 유니세프는 190개국에서 아동구호 사업을 하며 정직원 1만1500여명을 두고 있는데, 한국인은 정씨를 포함해 20명에 불과하다.

정씨는 또 다른 내전지역인 남수단 수도 주바로의 부임을 앞두고 있다. 남수단은 작년 12월 발발한 내전으로 1만명 이상이 숨진 곳이다. 정씨는 2007년부터 캄보디아, 레바논, 네팔에서 유네스코와 굿네이버스 등 국제기구에서 일해오다 2012년 유니세프에 합류했다.

잠깐 휴전된 틈을 타 구호활동을 하다가도 갑작스러운 휴전 결렬에 구호팀이 총격전 중간에 끼이거나, 사무실 인근에 폭탄이 떨어져 그 충격으로 여직원이 유산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포탄도, 총성도 무섭지 않다고 했다.

“콩고의 한 난민 천막에 들렀을 때였어요.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이 비좁은 천막에서 책을 펴놓고 서로 도우며 수학 숙제를 하는 모습에 희망을 목격하고 감동받았죠.”

그는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구호활동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