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부속유치원 "유아교육 100년 벤치마킹하러, 한 해 2000여명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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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이화여대 부속유치원 설립 100주년 맞아
27일 기념행사 400여명 참석
8세부터 80세까지 '유치원 동창회'
최태원 회장·오준호 교수 등 졸업
27일 기념행사 400여명 참석
8세부터 80세까지 '유치원 동창회'
최태원 회장·오준호 교수 등 졸업
한국인을 위한 최초의 유치원인 이화여대 부속 유치원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오는 27일에 이화여대 내 교회 대예배실에서 10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행사 직후엔 개원 이래 처음으로 ‘총동창회’도 열린다. 8세 초등학생부터 80세 할아버지까지 ‘유치원 동창’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서로가 기억하는 추억을 나눌 예정이다.
○한국 유아교육의 모태…졸업생 5500여명
이대 부속 유치원은 1914년 1월7일 서울 정동의 ‘손탁호텔’에서 원생 16명으로 문을 열었다. 고등교육뿐 아니라 기초교육도 중시했던 룰루 프라이 당시 이화여대 총장이 미국 신시내티의 교사 양성학교에서 공부한 샤롯 브라운리 선생을 초대 원장으로 초빙해 국내 첫 전문 유아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일제 강점기였던 당시 국내엔 두 개의 유치원이 더 있었지만 일본인 어린이들만 다닐 수 있었다. 이대 부속 유치원은 조선인 어린이를 모집해 교육한 첫 유치원이었다.
엄정애 원장은 “유치원 설립 이듬해인 1915년 이화여대에 유아교육과의 전신인 보육과가 생겼다”며 “이대 부속 유치원은 국내 유아교육의 산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록이 남아 있는 1925년 이후 유치원을 졸업한 원생은 5370명이다. 초창기 한 해 20명 정도를 모집했던 만큼 100년간 졸업생은 5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 부속 유치원 동문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소프라노 김영미 씨,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든 오준호 KAIST 교수 등이 이 유치원을 나왔다. 이 외에도 학계 법조계 언론계 의료계 등에도 동문이 많다. 대통령 자녀와 손자도 상당수 이 유치원을 거쳐 간 것으로 알려졌다.
○72년 세월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모두 400여명의 졸업생이 참석한다. 최고령자는 김창학 씨(80·28회 수료)다. 지난해 졸업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30여명도 자리를 함께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동문은 아니지만 기념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다.
기념행사 후에는 ‘총동창회’도 열린다. 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이화여대 교수가 된 김동근(교목실), 김도훈(인문과학대 불어불문학과), 이소현 교수(사범대 특수교육과)와 이화여대 및 대학원 재학생 4명, 93~95회 졸업생 10명 등 21명이 축가를 부른다. 이들은 최근 토요일마다 모여 합창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유치원 동문인 유지수 피아니스트(총신대 교수)와 정지인 첼리스트가 주축이 된 연주도 예정돼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자녀들도 이 유치원을 나와 2대에 걸쳐 유치원과 인연을 맺고 있다.
○각국의 유아교육 벤치마킹 대상
100주년을 맞이한 이대 부속 유치원은 요즘도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만 3세반과 종일반은 입원 경쟁률이 10 대 1이 넘고 만 4세와 만 5세는 5 대 1을 넘는다. 원아모집은 추첨으로 이뤄진다. 매년 60명의 원생을 선발한다. 원장을 포함한 14명의 유치원 교사는 모두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졸업생이다. 원장은 유아교육과 교수가 맡는다.
이대 부속 유치원은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1년에 방문하는 국내외 유아교육 전문가가 2000명에 달한다. 해외의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필수적으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홍콩 교육부 장관이 방문한 데 이어 다음주에는 일본 문부과학성 유아교육담당 직원들이 다녀갈 예정이다.
이대 부속 유치원이 지난 100년간 중시해온 교육 철학은 올바른 인성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엄 원장은 “최근 중·고교에서 인성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 유아 때부터 인성교육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해외 전문가들과도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한국 유아교육의 모태…졸업생 5500여명
이대 부속 유치원은 1914년 1월7일 서울 정동의 ‘손탁호텔’에서 원생 16명으로 문을 열었다. 고등교육뿐 아니라 기초교육도 중시했던 룰루 프라이 당시 이화여대 총장이 미국 신시내티의 교사 양성학교에서 공부한 샤롯 브라운리 선생을 초대 원장으로 초빙해 국내 첫 전문 유아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일제 강점기였던 당시 국내엔 두 개의 유치원이 더 있었지만 일본인 어린이들만 다닐 수 있었다. 이대 부속 유치원은 조선인 어린이를 모집해 교육한 첫 유치원이었다.
엄정애 원장은 “유치원 설립 이듬해인 1915년 이화여대에 유아교육과의 전신인 보육과가 생겼다”며 “이대 부속 유치원은 국내 유아교육의 산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록이 남아 있는 1925년 이후 유치원을 졸업한 원생은 5370명이다. 초창기 한 해 20명 정도를 모집했던 만큼 100년간 졸업생은 5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 부속 유치원 동문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소프라노 김영미 씨,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든 오준호 KAIST 교수 등이 이 유치원을 나왔다. 이 외에도 학계 법조계 언론계 의료계 등에도 동문이 많다. 대통령 자녀와 손자도 상당수 이 유치원을 거쳐 간 것으로 알려졌다.
○72년 세월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모두 400여명의 졸업생이 참석한다. 최고령자는 김창학 씨(80·28회 수료)다. 지난해 졸업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30여명도 자리를 함께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동문은 아니지만 기념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다.
기념행사 후에는 ‘총동창회’도 열린다. 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이화여대 교수가 된 김동근(교목실), 김도훈(인문과학대 불어불문학과), 이소현 교수(사범대 특수교육과)와 이화여대 및 대학원 재학생 4명, 93~95회 졸업생 10명 등 21명이 축가를 부른다. 이들은 최근 토요일마다 모여 합창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유치원 동문인 유지수 피아니스트(총신대 교수)와 정지인 첼리스트가 주축이 된 연주도 예정돼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자녀들도 이 유치원을 나와 2대에 걸쳐 유치원과 인연을 맺고 있다.
○각국의 유아교육 벤치마킹 대상
100주년을 맞이한 이대 부속 유치원은 요즘도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만 3세반과 종일반은 입원 경쟁률이 10 대 1이 넘고 만 4세와 만 5세는 5 대 1을 넘는다. 원아모집은 추첨으로 이뤄진다. 매년 60명의 원생을 선발한다. 원장을 포함한 14명의 유치원 교사는 모두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졸업생이다. 원장은 유아교육과 교수가 맡는다.
이대 부속 유치원은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1년에 방문하는 국내외 유아교육 전문가가 2000명에 달한다. 해외의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필수적으로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홍콩 교육부 장관이 방문한 데 이어 다음주에는 일본 문부과학성 유아교육담당 직원들이 다녀갈 예정이다.
이대 부속 유치원이 지난 100년간 중시해온 교육 철학은 올바른 인성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엄 원장은 “최근 중·고교에서 인성교육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 유아 때부터 인성교육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해외 전문가들과도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