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흑점 연이어 폭발 왜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는 지난 13일 오전 9시 지자기 교란 3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지자기 교란 경보는 태양폭풍의 영향으로 지구 자기장이 바뀌어 통신장애 등이 우려될 때 발령하는 조치다. 올 들어 지자기 교란 3단계(5단계가 가장 심각) 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16일까지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우주전파센터의 판단이다. 지난 주말 북위도 지방에서는 대규모 태양 입자들이 지구 대기와 부딪히며 발생하는 오로라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태양폭풍 관련 경보는 태풍 호우 등 기상경보에 비해 익숙지 않은 개념이다. 하지만 통신과 위성항법장치(GPS), 전력 시스템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양폭풍으로 인해 가장 최근 사고가 일어난 것은 1989년 3월이다. 미국의 기상위성(GOES)은 몇 시간 동안 통신이 끊겼고 캐나다 퀘벡주는 9시간 동안 블랙아웃(대정전 사태)을 겪었다.

태양폭풍은 태양 흑점이 폭발(사진 가운데 밝은 부분)하면서 태양 대기에 있던 입자와 X선 등이 강력하게 방출되는 현상이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 X선은 10분 내, 고에너지 입자는 수시간 내, 코로나 물질은 2~3일 후 지구에 도달한다. X선과 자외선은 지구를 둘러싼 전리층의 두께를 변화시켜 인공위성에서 지상으로 보내는 GPS 신호에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재난 군사 항공기 선박 등의 분야에서 비상통신 수단으로 사용하는 저주파(3~30㎒) 통신 신호도 전리층에서 산란·흡수되면서 오작동할 수 있다.

지난 9일과 11일 태양 중심부에서는 연이어 흑점 폭발이 일어났다. 13일 발령된 지자기 경보는 11일 발생한 태양폭풍이 이틀 후 지구에 도달한 영향 때문이다. 김재훈 우주전파센터 연구사는 “태양 중심면에서 연속적으로 흑점이 폭발해 태양폭풍이 지구 정면으로 향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작년과 올해는 11년마다 주기가 바뀌는 태양 활동의 극대기여서 태양 관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