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캠퍼스. / 한경 DB
(왼쪽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캠퍼스.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일제히 올랐다. ‘쉬운 수능’ 기조에 수험생들의 상위권 대학 소신지원 경향이 뚜렷했고, 논술 중심 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전형) 지원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고려대는 23.04대 1(2986명 모집에 6만8738명 지원)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21.37대 1)보다 지원율이 높아졌다. 앞서 원서 접수를 마감한 서울대(2351명 모집에 1만9046명 지원)는 작년 7.1대 1에서 7.53대 1로, 연세대(2585명 모집에 4만5222명 지원)도 17.34대 1에서 17.49대 1로 각각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이날 원서 접수를 마친 △서강대 26.97대 1→34.42대 1 △성균관대 26.42대 1→29.1대 1 △중앙대 19.15대 1→27.55대 1 △한국외대(서울·글로벌캠퍼스 통합) 15.23대 1→24.29대 1 △이화여대 13.98대 1→15.87대 1 등도 전년 대비 경쟁률이 올랐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올해 수시는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며 “쉬운 수능이 예상됨에 따라 상향 소신지원 경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국대(18.9대 1→20.06대 1) 서울시립대(10.79대 1→18.54대 1) 세종대(9.93대 1→17.93대 1)도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뛰었다. 15일까지 마감한 서울권 16개 대학의 전체 평균 경쟁률 역시 20.96대 1로 전년(19.08대 1) 대비 상승했다.

반면 △경희대 33.39대 1→28.34대 1 △한양대 31.75대 1→24.51대 1 △숙명여대 16.44대 1→14.28대 1 △서울과기대 11.35대 1→10.2대 1 등 4개 대학은 경쟁률이 낮아졌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한양대는 논술이 수능 이후 실시에서 수능 이전으로 바뀌어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꼈고, 경희대는 논술 일정이 성균관대와 겹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한양대 경쟁률이 오히려 떨어진 것은 예상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올해 주요 대학 수시모집의 특징은 논술 중심 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쟁률 상승, 의예과의 여전한 인기 등으로 요약된다.

이만기 이사는 “주요 대학들의 논술전형 경쟁률이 대부분 올랐다. 논술 선발 인원이 감소한 데다 우선선발 제도를 폐지하면서 논술전형에서 필요로 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부종합전형은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지 않아 미리 이 전형을 준비한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의예과는 각 대학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과대학 체제로 전환하는 대학들로 인해 모집 인원이 늘면서 수험생들이 기대 심리로 많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대 수시모집 인원은 지난해 772명에서 올해 123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우선선발의 폐지로 비교적 평이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됨과 동시에 쉬운 수능을 예상한 수험생들이 공격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며 “상위권 대학으로 수험생 지원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중상위권 대학 지원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험생들은 자신의 유·불리를 감안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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