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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허경수 회장의 '1株 묘수'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사진)이 계열사인 코스모앤컴퍼니에 빌려줬던 돈을 안 받기로 하면서도 주요 주주인 가족이 증여세를 내지 않도록 하는 ‘묘수’를 발휘했다. 채무를 그냥 탕감해주면, 다른 주주들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증여세 과세 대상이지만 절묘한 방식으로 이를 비켜간 것. 이는 무상감자로 기존 주식을 1주로 병합하되 이 주식을 채권자인 허 회장이 소유, 절대주주가 됨으로써 표면상 채무탕감에 따른 이득을 본 대상자가 없도록 한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코스모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달 31일 코스모앤컴퍼니에 빌려준 채권 156억원을 포기했다. 당시 허 회장은 이 회사가 발행한 주식 1주의 소유자였다. 당초 코스모앤컴퍼니의 지분은 허 회장(지분율 9%) 외에도 남동생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35%)과 아들 선홍씨(26%), 여동생 연호씨(5%), 딸 지연씨(5%) 등 일가가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허경수 회장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지난달 30일 166만주를 1주로 감자했고, 이 1주는 다른 주주들이 권리를 포기해 허 회장이 갖게 됐다. 허 회장 단독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 셈이다. 허 회장은 그리고 나서 코스모앤컴퍼니에 대해 채무를 탕감해 줬다. 이후 코스모뉴인더스트리 코스모건설 코스모글로벌 등 3개 계열사와 합병, 코스모앤컴퍼니는 새로운 주주들을 맞아들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스모앤컴퍼니는 자기 자본이 -370억원으로 주식의 가치가 사실상 ‘제로(0)’였다”며 “허 회장 외 다른 주주들이 무상감자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