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뢰프벤 차기 스웨덴 총리
스테판 뢰프벤 차기 스웨덴 총리
스웨덴 좌파 연합이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청년실업 증가와 양극화 심화 등에 지친 스웨덴 국민이 집권 중도 우파 연합 대신 사회민주당(사민당) 주도의 좌파 연합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BBC는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 좌파당의 좌파 연합이 승리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좌파 연합 득표율은 43.7%로 집계됐다. 지난 8년간 스웨덴 정권을 주도한 중도 우파 연합 득표율은 39.3%였다. 스웨덴 선거관리당국은 이날 총 349개 의석 중 좌파 연합이 158석, 중도 집권 우파 연합이 142석을 확보했다고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중도 우파 연합을 이끄는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스웨덴 총리는 “승리하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우파 연합은 2006년 총선에서 일자리 창출, 감세, 복지정책 정비 공약을 내세워 정권을 차지한 뒤 2기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정책 목표도 상당 부분 달성했다. 부유세 폐지, 임금·사업소득 감세, 기업 준조세 완화 등의 정책으로 25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20~64세 고용률 79.4%(2012년 기준)도 기록했다.

하지만 심화된 청년·장기실업 문제와 양극화, 민영화에 따른 부작용이 스웨덴 국민의 표심을 좌파 연합으로 이끌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스웨덴의 15~24세 실업률은 2006년 21.5%에서 지난해 23.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장기 실업자 수도 7만5250명에서 12만1200명으로 늘었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8위에서 역대 최저 성적인 28위로 떨어졌다. AFP통신은 “민영화 확대로 보육과 무상교육, 의료, 양로요양 부문 복지 혜택이 줄고 가계부채가 증가한 점도 민심을 떠나게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좌파 연합의 승리로 총리에 오를 스테판 뢰프벤 사민당 당수는 이날 “이번 총선 결과는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있으며 스웨덴은 새로운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에서 연합정부 구성을 위해 총선에 함께했던 녹색당, 좌파당뿐 아니라 중앙당 자유당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파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소득격차 완화, 공교육 개선, 사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선 극우 성향 스웨덴민주당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스웨덴민주당 득표율은 13%로 제3당의 위치에 올랐다.

용접공 출신 노동운동가서 총리로…좌파 연합 승리 이끈 뢰프벤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좌파 연합의 승리를 이끈 스테판 뢰프벤 사회민주당 당수(57)는 용접공 이력을 가진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1967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뢰프벤 당수는 생후 10개월 만에 보육원에 보내져 위탁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웨덴 현대 사회민주주의 정치인의 간판 격인 울로프 팔메 전 총리를 존경해 열세살 때 사민당 활동을 시작했다.

뢰프벤 당수는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스웨덴 북부 우메오대학에서 약 1년 반 동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다 중퇴했다. 이후 우체부, 산림벌채 노동자, 용접공 등을 거쳤다. 2005년 금속노동조합 초대 위원장이 돼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그는 2012년 사민당 당수로 선출됐다.

그는 2007년 스웨덴 노조단체 방문단의 일원으로, 작년엔 사민당 당수로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