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끝나고 지난 7월 새 의회가 출범한 지 두 달여 만에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이 관광 성격이 짙은 해외연수를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충북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안전행정위원회와 도시건설위원회 의원들은 지난 13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 트로이 등 7개 도시에서 해외연수를 하고 있다. 여행경비의 45%를 의원 개인이 부담했고, 나머지는 청주시가 부담했다. 문화유산보존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터키의 행정을 견학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나머지 일정은 트로이 목마 현장답사, 로마 원형극장 방문 등 관광일정으로 채워져 세금을 낭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은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홍콩·선전 등지를 다녀왔다. 이곳과 제주도의 국제학교를 비교하려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규정에 따라 의원 1인당 경비 269만원 중 200만원을 제주도가 부담하고, 의원들은 69만원을 댔다. 경남 창원시의회 의원들은 다음달께 서유럽 국가를 다녀오는 해외연수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제천시의회와 광주 광산구의회도 다음달 아시아 국가 방문을 검토 중이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외유가 아닌 공무상 연수일 경우에만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지원한다. 하지만 외유와 공무상 연수가 구분이 쉽지 않아 사실상 대부분의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있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010~2013년 충북도의회와 청주·충주·제천시의회의 해외연수 실태를 분석한 결과 4~10일의 연수기간 중 탐방과 시찰 등 관광 일정이 80%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경민/대전=임호범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