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새정치민주연합 회의실. 연합뉴스
텅 빈 새정치민주연합 회의실. 연합뉴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안경환(서울대 명예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논란’에 따른 당 내홍이 최고조에 달했다. 현재 비대위원장(당 대표 격)과 원내대표를 겸하고 있는 최고사령관이 탈당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박 위원장의 탈당설이 불거지면서 그의 퇴진을 촉구한 당내 강경파 의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강경파는 전날에 이어 15일에도 그룹별 만남을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승희 의원은 이날 오전 강경파 의원(15인회) 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탈당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면서도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직 동반 사퇴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탈당이 현실화할지 여부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박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해온 당내 강경파는 ‘협박용’ 카드라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반면 박 위원장 측은 “그만큼 (당내 강경파에 대한) 배신감이 크다”면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꿈이 물거품이 돼 버렸는데 탈당이라고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맞섰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영록 원내수석이 조만간 박 위원장과 접촉해 진의를 파악해볼 것”이라며 “만약 (박 위원장이) 정말 탈당하겠다는 것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류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의 탈당 논란을 계기로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2003년 말 열린우리당 분당과 2007년 집단 탈당 사태처럼 야권 분열과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