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엘젬벡스, 세계 첫 췌장암 치료백신(리아백스주)  상용화 성공
세계 최초의 췌장암 치료백신이 국내 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바이오기업 카엘젬벡스가 개발한 ‘리아백스주(코드명 GV1001)’를 췌장암 치료제 신약으로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리아백스주’는 세계 최초의 췌장암 치료 백신으로 펩타이드(아미노산 중합체)가 주성분이다. 카엘젬백스가 유럽에서 임상을 마치고 국내에서 췌장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췌장암 환자의 자가 면역을 극대화시켜 암세포를 파괴하고, 기존 화학치료제와 병용 투약 시 암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항암치료제라고 소개했다.

췌장암은 수술을 해도 사망률과 재발률이 높아 ‘매우 고약한 암’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난치병’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모든 암 중 가장 낮은 생존율(8%)을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획기적인 신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도 2011년 췌장암으로 사망, 현재 미국 의료계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업체인 카엘젬벡스가 이번에 개발한 ‘리아백스주’는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 ‘이오탁신’이 높은 환자의 경우 생존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오탁신은 체내에서 발견되는 유전물질로, 췌장암 환자의 절반 정도는 이오탁신 농도가 매우 높다. 식약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췌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기웅 (주)젬백스앤카엘 IR 총괄대표는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있는 ‘텔로머라아제’를 면역세포가 인식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단순한 예방백신이 아닌 면역성을 띤 치료백신으로 개발됐다”며 “독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어 췌장암 면역치료백신의 상용화가 가능한 의약품”이라고 말했다. 텔로머라아제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앞서 카엘젬백스는 2008년 노르웨이의 항암백신 개발전문회사인 젬백스AS를 인수해 항암백신 후보물질 ‘GV1001’를 확보한 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왔다.

2000년도부터 10여개가 넘는 임상(1상~3상)을 미국·영국·프랑스를 포함한 전 세계 12개 국가에서 진행했다. 2006년 미국FDA(식품의약국), 유럽EMA(유럽의약품청)에 희귀의약품 (orphan drug)으로 지정됐다.

카엘젬벡스, 세계 첫 췌장암 치료백신(리아백스주)  상용화 성공
2012년 5월까지 약 5년간 영국에서 임상3상 시험을 1062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최근에는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알츠하이머 등 적응증 확대와 신규 기전의 다양한 의약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상재 카엘젬백스 대표는 "이번 신약허가로 췌장암 환자들의 치료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허가를 추진해 항암 면역 세계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