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시장에 중장년의 힘…'명량' 예매율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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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혁 전문기자의 대중문화 리포트
'겨울왕국' 35.9%, '아바타' 23.5%, '괴물' 14.8% 순
"가족과 대화 수단"…'명량' 재관람률도 7.5% 최고
'겨울왕국' 35.9%, '아바타' 23.5%, '괴물' 14.8% 순
"가족과 대화 수단"…'명량' 재관람률도 7.5% 최고
올여름 극장가를 석권한 영화 ‘명량’이 15일까지 누적관객 1755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 영화 한 편이 모을 수 있는 한계치로 여겨져 온 1360여만명보다 약 400만명 늘어난 것. 외국 영화 ‘아바타’(1362만명)와 한국 영화 ‘괴물’(1301만명)을 제외한 10편의 1000만명 이상 영화는 1300만명 선을 돌파하지 못했다. ‘명량’이 영화 한 편의 최다 관객 규모를 400만명 더 늘린 요인은 무엇일까.
○40대 관객 수, 재관람률 ‘최고’
16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에 따르면 ‘명량’은 역대 최대 40대 이상 관람객 수와 역대 최고 재관람률을 기록했다. 예매 고객을 조사 분석한 결과다.
우선 40대 이상 중장년층 예매 비중이 전체의 38.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경우 35.9%, ‘아바타’는 23.5%, ‘괴물’은 14.8%였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해 어른이 티켓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사 영화보다 중장년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그런데도 ‘명량’이 ‘겨울왕국’을 누른 것은 중장년층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티켓을 구매한 것이라고 CGV는 분석했다.
10대와 20~30대가 부모님을 위해 티켓을 대신 구입해준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관람한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 조사에서 청소년 관람객의 50%는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부모님께, 부모는 자식에게 ‘명량’을 추천했다.
○“영화는 세대 간 대화 수단”
‘명량’의 재관람률은 7.5%로 역대 최고였다. 100명 중 7.4명은 두 번 이상 봤다. ‘괴물’은 6.5%, ‘겨울왕국’ 5.4%, ‘아바타’ 4%였다. 재관람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친구 등과 본 뒤 부모님과 함께 관람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플렉스가 많아지면서 가까운 극장에서 원하는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1998년 CGV강변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가 확산되면서 스크린 수가 2008년 507개에서 2012년 2081개, 2013년 2184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복합상영관이 없었던 1997년 한국의 1인당 영화관람 편수는 1편이었지만 지난해는 4.12편으로 사상 최초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3.88편, 호주 3.75편, 프랑스 3.44편이었다. 과거 단관 시절에는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6개월이 걸렸지만 ‘명량’은 하루 동안 125만명을 모았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온 가족이 ‘영화 나들이’를 선택한 요인도 컸다. 8000원가량으로 두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오락은 거의 없다. CJ CGV 관계자는 “사람들이 영화를 온 가족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중장년층은 사춘기 자녀들과 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16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에 따르면 ‘명량’은 역대 최대 40대 이상 관람객 수와 역대 최고 재관람률을 기록했다. 예매 고객을 조사 분석한 결과다.
우선 40대 이상 중장년층 예매 비중이 전체의 38.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경우 35.9%, ‘아바타’는 23.5%, ‘괴물’은 14.8%였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해 어른이 티켓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사 영화보다 중장년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그런데도 ‘명량’이 ‘겨울왕국’을 누른 것은 중장년층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티켓을 구매한 것이라고 CGV는 분석했다.
10대와 20~30대가 부모님을 위해 티켓을 대신 구입해준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관람한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 조사에서 청소년 관람객의 50%는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부모님께, 부모는 자식에게 ‘명량’을 추천했다.
○“영화는 세대 간 대화 수단”
‘명량’의 재관람률은 7.5%로 역대 최고였다. 100명 중 7.4명은 두 번 이상 봤다. ‘괴물’은 6.5%, ‘겨울왕국’ 5.4%, ‘아바타’ 4%였다. 재관람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친구 등과 본 뒤 부모님과 함께 관람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플렉스가 많아지면서 가까운 극장에서 원하는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1998년 CGV강변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가 확산되면서 스크린 수가 2008년 507개에서 2012년 2081개, 2013년 2184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복합상영관이 없었던 1997년 한국의 1인당 영화관람 편수는 1편이었지만 지난해는 4.12편으로 사상 최초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3.88편, 호주 3.75편, 프랑스 3.44편이었다. 과거 단관 시절에는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6개월이 걸렸지만 ‘명량’은 하루 동안 125만명을 모았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온 가족이 ‘영화 나들이’를 선택한 요인도 컸다. 8000원가량으로 두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오락은 거의 없다. CJ CGV 관계자는 “사람들이 영화를 온 가족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중장년층은 사춘기 자녀들과 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