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IT·모바일과 마이스 경쟁력의 시너지 살려라
‘레드오션’은 붉은 피를 흘려야 할 만큼 치열한 경쟁 시장이라는 뜻이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한정된 시장과 고객을 놓고 다툰다. 수익과 성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블루오션’은 높은 수익과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하는 기회가 존재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광범위하고 깊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말한다. 시장 수요는 경쟁이 아니라 창조에 의해 얻어진다.

그럼 현재 한국의 ‘MICE(비즈니스 관광)산업’은 어떤 시장일까. 2005년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 이후 MI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정부도 적극적인 육성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런 정책적 지원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와 기관들이 MICE를 유치하기 위해 각개전투하고 있다. 경쟁자는 많아졌고, 전체 시장은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 MICE산업은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도 어렵다. 지난 6월 초 국제협회연합(UIA) 발표에 의하면 한국은 세계 3위 국제회의 개최국으로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엄청난 기회가 존재하는 블루오션과도 닮았기 때문이다.

레드오션 속 블루오션, 그것이 한국 MICE산업의 현주소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장이 모바일이다. 모바일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콘텐츠까지 매일 새 제품과 소프트웨어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모바일 시장은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산업은 수많은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시장이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에 직면해 있다.

이렇듯 비슷한 상황에 처한 MICE산업과 모바일 산업이 손을 잡았다. ‘글로벌 모바일 비전(GMV 2014)’을 통해서다. 이는 국내 유일의 모바일 전시상담회로 2008년부터 해외 바이어들의 성원 속에 발전해 왔다. 해외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바일 기업의 우수성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이 세계 3위 국제회의 개최국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모르듯 말이다. 이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강점을 부각시킬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야 한다. GMV 2014는 그 가능성을 확인할 시험장이 될 것이다.

2006년부터 매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개최하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18년까지 이 행사의 개최권을 확보했다. 스페인은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를 총 35억유로(약 5조3000억원)로 예상한다. 그러나 스페인의 정보기술(IT)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세계적 모바일 행사인 MWC는 2019년 이후 개최도시를 새로 찾고 있다.

모바일 강국이자 MICE산업의 빠른 성장을 구현하고 있는 한국이 MWC의 다음 주자가 될 수는 없을까.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창열 < 킨텍스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