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콜택시 앱 '우버'…갈수록 뜨거워지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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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스타트업
유럽 이어 한국서도 불법 논란
무료 서비스하며 여론戰 돌입
유럽 이어 한국서도 불법 논란
무료 서비스하며 여론戰 돌입

우버 본거지인 미국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택시 운전사들이 노조를 통해 집단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들은 무면허 택시 영업을 정부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택시 운전사들의 집단 저항에 우버는 “우리는 기존에 인허가된 회사 및 운전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추세다. 택시 노조는 “불법 택시 우버가 기존 택시 운전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우버를 형사 고발한 상태다.
최근엔 우버논란에 국토교통부까지 가세했다. 국토부는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우버에 대해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 우버가 자가용 운전자의 유사 택시 서비스인 ‘우버 엑스’의 무료 시범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다. 기존의 우버 서비스는 리무진 업체를 통한 ‘우버 블랙’이었다.
국토부는 “여객운수법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버는 “시범서비스하는 동안 우버 엑스는 무료로 운영돼 불법이 아니다”며 “이미 티클 등 우버 엑스와 비슷한 카풀앱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버가 위법성 논란이 커질 게 뻔한 우버 엑스를 내놓은 것은 국면 전환용 성격이 강하다. 서울시의 우버 앱 차단 방침에 우버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비등했지만 카카오택시 출시설이 나오자 여론은 우버에 등을 돌렸다. 카카오택시는 기존의 택시회사들과 협력하는 방식이어서 합법적이기 때문이다. 우버 엑스와 달리 우버 블랙이 공유경제적 가치와 상관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명분이 사라진 우버가 시범서비스 명목으로 무료 우버 엑스를 내놓은 이유다.
우버 엑스의 시범서비스 기간은 명확하지 않다. 유료로 전환하는 순간 위법이기 때문이다. 먼저 다수의 사용자를 모아 우버의 지지자로 만든 다음 여론을 앞세워 제도 개선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우버가 합법화된 지역에서 사용했던 방식이다.
유사 콜택시로 시작한 우버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뉴욕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한 택배인 ‘우버 러시’를 서비스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다주는 파생서비스도 개발했다.
우버 논란은 기존 택시 업계와의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버는 경쟁 서비스인 리프트(lyft)와도 한바탕 혈전을 벌이고 있다. 리프트는 본래 일반인이 돈을 받고 카풀하는 서비스였다. 사건의 발단은 리프트가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인 ‘리프트 라인’을 내놓으며 시작됐다. 우버는 곧바로 카풀 서비스인 ‘우버 풀’을 선보이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후 리프트가 미국 경제 전문지 CNN머니에 “우버 운전사들이 5000여건의 주문을 넣은 뒤 이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리프트의 영업을 방해했다”고 제보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 우버는 “리프트 운전사들도 같은 수법으로 1만번 이상 우버를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