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게임업체 부침 심한데
너무 많은 돈 썼다" 지적도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거래를 첫 보도하며 전망한 인수가격은 20억달러였다. 하지만 1주일 사이 5억달러가 더 늘어났다. MS는 이번 인수로 모바일 사업과 게임기 ‘엑스박스(XBOX)’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장이 인기게임을 배출했지만 게임산업의 특성상 새로운 히트작을 또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 MS가 너무 큰 돈을 투자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록으로 가상세계 ‘마인크래프트’
2009년 창업한 모장이 내놓은 게임은 블록을 가지고 가상 세계를 만드는 마인크래프트다. 이 게임은 2009년 출시 후 5400만장 넘게 팔렸다. 작년 매출은 2억9000만달러(약 2900억원)이고 순이익은 1억1400만달러(약 1180억원)였다.
스웨덴 출신의 창업자인 마커스 페르손(35)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괴짜다. 2012년에는 이번 거래의 파트너인 MS의 운영체제 윈도8을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기기 업체 오큘러스를 인수했을 때는 “페이스북이 게임에는 관심이 없고 사용자 확대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 글도 썼다.
○나델라 CEO 첫 시험대
게임업체를 인수하는 데 큰 돈을 쓴 것은 MS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가상현실 게임기 업체인 오큘러스VR을 20억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도 게임 동영상 중계 서비스업체 트위치를 11억달러에 샀고 소프트뱅크는 작년 10월 핀란드의 슈퍼셀 지분 51%를 인수하는 데 1500억엔(약 1조62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게임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PC,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사용자층을 한꺼번에 모으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이은 다음 전쟁터로 꼽히는 스마트홈 시장을 장악하는데도 게임은 핵심 콘텐츠이자 플랫폼이다.
MS의 모장 인수는 나델라 CEO의 취임 후 첫 대형 투자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나델라는 지난 7월 사내 이메일을 통해 “현재 가장 중요한 디지털 라이프 카테고리는 게임”이라며 “XBOX 사업을 PC와 스마트폰 게임까지 확대할 수 있는 디딤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릭 설룬드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는 모바일 등 크로스플랫폼 분야에서 더 나은 입지를 얻기 위한 투자”라며 “나델라 CEO의 모바일과 클라우드 전략의 한 부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사람들이 인기게임을 하기 위해 윈도폰을 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