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서울대병원에 10억원 주식 기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이 서울대병원에 10억원 상당의 개인 주식을 기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 회장이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아모레G우) 1824주(0.03%)를 서울대병원에 증여했다고 17일 밝혔다. 금액으로는 10억원 규모다.

서 회장은 “연구개발(R&D)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해 온 서울대병원의 신규 연구소 건립을 후원함으로써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한국 의학기술 발전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증여받은 주식을 내년 초 완공 목표로 짓고 있는 ‘의학연구혁신센터(CMI)’ 건립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연면적 3만㎡, 4층 규모로 들어서는 CMI는 새로운 의료 기술과 의약품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 병원은 CMI를 발판으로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과 공동 R&D를 강화해 세계적인 연구중심 병원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그룹 측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인 서 회장이 서울대병원과 개인적 인연은 없다”면서도 “인류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에서 서울대병원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것이 이번 기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1999년부터 10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들과 한국인의 피부 특성을 공동 연구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피부의 열을 낮춰주는 ‘설화수 소선보 크림’ 등이 상품화돼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서 회장은 2008년 서울대병원이 추진한 북한 평양의대 소아병동 건립 캠페인에 사재와 회사 돈을 절반씩 합쳐 3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개원한 서울대 암병원에 5억원을 기부했다. 서울대 암병원은 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서성환 창업회장을 기려 2층 강당을 ‘서성환실’로 이름 붙였다.

서 회장은 회사 혹은 개인 자격으로 여러 단체에 꾸준히 기부해 왔지만 주식으로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올 들어 회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보유지분 가치가 지난해 말 2조7000억원대에서 최근 6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 증권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1945년 창업한 아모레퍼시픽은 내년이면 70돌을 맞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