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땅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희비가 엇갈렸다. 낙찰금액이 감정가(3조3000억원)의 3배 이상인 10조5500억원으로 결정나면서 인수자인 현대차는 18일 전날보다 9.17% 급락한 19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차 9% 급락…韓電은 1년 최고가
현대모비스는 7.89% 하락한 25만7000원, 기아차는 7.8% 떨어진 5만4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3개사(우선주 포함)에서만 이날 시가총액 9조5866원이 증발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 터 인수로 현대차그룹이 향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파가 이날 주가 하락으로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가 당분간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임금협상 타결, 중국 신공장 착공 등 호재가 나오면 반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약세였으나 향후 개발 공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건설은 전날보다 2.67% 상승한 6만5300원으로 마감했다.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도 2.62% 올랐다.

유휴자산 매각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5.82% 급등한 4만6400원으로 장을 마치며 1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잉여현금흐름(FCF)만 연 4조원을 웃돈다”며 “세 회사 모두 지금의 BBB+ 신용등급과 ‘긍정적(positive)’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고운/이태호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