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금호산업에 대해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

채권단은 18일 서울 금호산업 본사에서 이 회사에 대해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경영정상화가 상당히 이뤄져 매각을 검토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 채무가 4조원 규모였지만, 출자전환 등을 통해 현재는 4500억원만 남아 있다. 회의에 참석한 채권단은 전체 76개 채권자 가운데 금호산업 주식을 보유한 26개사다. 이들은 전체 지분의 57.6%를 갖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을 매각한다면 워크아웃 졸업 이전에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관계자는 “워크아웃 종료 후에 매각하면 소액주주에 대한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 전에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30%를 보유한 대주주여서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의 모회사이고 금호터미널은 다시 금호고속의 우선매수권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지분율 10.5%)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새 주인이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제주ICC 관련 소송이다. 금호산업이 제주ICC 시공을 맡으면서 책임준공협약을 맺어 이 사업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에 600억원 정도를 돌려줘야 할 수도 있어서다. 1심에서 패했고 항소심 결과가 26일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재판에서 지면 유사 소송이 생겨나 추가 채무가 생길 수 있어 매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매각 추진이 회의에서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매각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박종서/장창민/좌동욱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