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헬스케어가 진행하고 있는 ‘건강 증진을 위한 인식의 중요성(The value of knowing)-신경질환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경질환에 대한 한국인의 경각심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81%는 치유 가능성이 없더라도 치매 등 신경질환 발병 여부를 알고 싶어하며, 93%는 신경질환에 대한 정확한 조기진단의 필요성을 상당히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격 변화’‘의욕저하’ 등 흔히 나타나는 치매 증상에 대한 인식은 글로벌 평균 대비 낮아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9월 21일 세계 치매의 날을 맞아 일제히 진행됐다.
한국인 치매 경각심 매우 높지만 증상에 대한 인식은 낮아
국내 성인남녀 1000여명을 포함해 전 세계 10개국 1만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은 GE헬스케어의 건강에 대한 국가별 인식 향상 캠페인의 일환이다. 알츠하이머나 파키슨병과 같은 신경질환에 관한 인식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실시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에 의뢰해 올해 6월 진행됐다. 신경질환 외에도 종양(유방암 중심), 소프트웨어, IT 등 세가지 분야를 주제로 1년에 걸쳐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경질환이 의심될 경우 치유 가능성이 없더라도 발병 여부를 알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대해 글로벌 평균(74%)에 비해 높은 비율의 한국인(81%)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브라질(91%), 영국 (82%)에 이어 호주(81%)와 함께 세번째로 높은 순위다.

또한 신경질환에 대한 정확한 조기진단을 받을 기회가 ‘상당히’ 또는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93%로 글로벌 평균(90%)을 상회했다. ‘신경질환의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조기 진단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87%로 브라질(94%), 러시아(89%)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 (94%)보다 높은 비율의 한국인 응답자(97%)가 ‘신경 질환의 조기진단이 건강보험(정부나 민간보험회사로부터)에 의해 보장되어야 한다’고 대답했음에도, ‘이러한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본인이 조기 진단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글로벌 평균인 51% 보다 높은 64%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83%), 인도(82%), 인도네시아(71%)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치다. 한편 조기진단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미국(27%)과 일본(29%)이었다.

치유 불가능한 신경질환 발병 여부를 알고자 하는 이유로 한국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답한 것은 ‘향후 거취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함’ (56%) 이었다. ‘신변이나 재산을 정리하기 위함’(47%),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시작하기 위함’(46%)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신경질환 발병 여부를 알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11%)는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함’,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 낭비를 절약하기 위함’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신경질환에 대한 한국인의 경각심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치매의 초기 증상에 대한 인식은 타 선진국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의 증상에 어떤 것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기억상실(66%)’,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56%)’, ‘판단능력 저하(59%)’, ‘언어 장애 (56%)’ 등 널리 알려진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글로벌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성격 변화(28%)’, ‘감정ž행동의 급변(28%)’, ‘의욕 저하(11%)’와 같이 흔히 나타나는 기타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글로벌 평균 대비 20%이상 낮게 나타났고,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과는 그 차이가 약 40%까지 벌어졌다. 특히 ‘감정ž행동의 급변’ 및 ‘의욕 저하’ 항목에 대한 인지도는 글로벌 최하위 수준이었다.

김성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 초기단계에서 치매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치매를 겪고 있는지 알기 위해 치매 초기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치매는 성격 변화나 감정 기복과 같이 흔히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없을 경우 치매 환자를 방치해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고령화의 심화로 현재 60만명에 이르는 치매 환자수가 2030년에는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매 초기증상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전반적으로 여성(77%)이 남성(70%)보다 스스로의 신경질환 발병 여부에 대해 알고자 하는 비율이 높았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경향(83%vs77%)이 나타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신경질환 조기발견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까운 사람이 치유 불가능한 신경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이에 대해 알고 싶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78%로 글로벌 평균(81%) 대비 다소 낮게 나타났지만, 중국(68%)과 일본(71%)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시아 무사비(Sia Moussavi) GE헬스케어 코리아 대표는 “치매는 아직 완벽히 치유할 수 없는 병이지만, 치매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조기에 발견 할 경우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거나 늦추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와 의료기관들은 활용 가능한 모든 진단장비와 의료기술을 동원해 환자들이 증상을 최대한 빨리 인지하고 관리해 치매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GE헬스케어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총 5억 달러(약 5142억원)를 투자해 치매뿐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뇌졸중, 뇌진탕, 다발성 경화증, 외상성 뇌손상 등 각종 신경질환에 대한 새로운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신경질환 연구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인 참여자 1000명을 포함,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 10개국의 성인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서베이 참여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소비자 위원회 중 하나에서 선정됐다. 모든 참여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적합한지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쳤다. 이번 설문은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에 의뢰해 올해 6월 15분간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한 정량조사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모든 참여자는 설문 적합성을 위해 비밀번호로 보호된 링크를 부여 받아 외적 타당성을 갖춘 인구학적 정보를 묻는 질문에 응답했다.

국내 참여자는 지역별로 서울-ž경기(56%), 경상도(24%), 기타 지역(20%)에서 선정되었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가 45%, 50대가 25%, 30대 이하가 24%, 그리고 60대 이상이 6%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40%, 여성이 60%의 비율이었고, 현재 간병인인 응답자가 37%, 그렇지 않은 응답자가 63%였다. 또한 전체 샘플의 92%가 현재 65세 이상의 친척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