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이 경영전략의 중요 요소가 돼며 경영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직무 분야가 핵심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KT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모습이다.
빅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이 경영전략의 중요 요소가 돼며 경영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직무 분야가 핵심 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KT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 모습이다.
빅데이터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는가 싶더니 데이터 분석 기반의 경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라는 인식이 그 바탕이다. 빅데이터 및 데이터 분석이 경영전략 기반으로 급속히 파고들면서 경영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직무 분야가 될 전망이다.

인적자원관리에의 응용 예를 보자. 구글은 전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이다. 그런 구글 인사부서에 문제가 생겼다. 직원들의 퇴사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 구글은 곧바로 퇴직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출산한 여성의 이직률이 직원 평균 이직률의 2배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구글은 5개월 급여 및 수당 100%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출산휴가정책을 바꿨다. 특히 출산 여직원들의 개별적인 희망사항을 복지에 적극 반영하는 맞춤형 지원책을 시행했다. 이같이 출산 여직원에 관한 정책을 변경한 결과 이들의 퇴사율이 50% 감소했고, 신규 채용에 따른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게 됐다.

SAS는 지난 5년간의 퇴사자에 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요 퇴사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인력 운영 계획 및 우수 인재 유지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데이터 분석을 인적자원관리에 활용하는 것을 보면 빅데이터 적용 영역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직에서 인사관리는 ‘인사는 만사’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그간 채용으로부터 배치에 이르기까지 인사관리는 사람의 직관과 경험에 의해 이루어졌다. 데이터 분석에 의한 과학적 접근이 늦은 부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인사관리는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반복되는 채용, 교육 및 퇴사, 조직과 직원의 비전 불일치, 불만족스러운 직원들의 생산성 저하 등은 엄청난 비용과 손실을 초래하고도 제대로 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데이터 기반으로 인사부터 재무까지

인사관리는 경쟁력의 핵심인 인재를 적절히 관리하며, 그 효과와 효율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실현하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데이터 분석에 의한 과학적 인적자원 관리다. 직원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인사관리를 의미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데이터 분석에 의한 직원관리의 3대 원칙으로 감보다 데이터에 근거할 것, 전체보다 개인에 주목할 것, 사후 해결보다 예측·예방에 집중할 것을 제시했다. 데이터 분석 기반의 과학적 접근을 통해 경쟁력을 배가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적자원관리에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전통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중요시하던 회계, 재무, 생산 운영, 마케팅, 고객관리 등의 분야로부터 인적자원관리, 공급체인관리 및 연구개발(R&D)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공급체인관리 분야에서는 적정 재고량 결정, 물류 창고와 물류센터의 위치 선정, 제품과 트럭의 경로 선택, 트럭 적재량 관리 등에 데이터 분석을 응용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제품의 고객 선호 특성 파악, 특정 제품의 효과 분석, 제품의 고객 선호 디자인 파악 등에 데이터 분석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경영빅데이터 분석 직무는 빅데이터 전문가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경영 각 분야에서 근무하는 직능별 전문가들의 영역이기도 하다. 사실 빅데이터 분석에서 알고리즘의 개발이나 활용 통계기법, 데이터 마이닝 분석 도구의 활용 역량만큼 조직에서 발생한 문제의 원인 발견 혹은 새로운 환경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회의 탐색, 문제의 해법 발견이나 기회의 사업화 역량도 중요하다. 문제나 기회의 발견, 이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고 정리하는 빅데이터 기획은 빅데이터 분석의 선행 조건이다. 기획이 잘되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정비하고 적절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시각화로 결과를 제대로 제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경영빅데이터 유망 직무 떠올라

데이터 분석 관련 여러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시각에서 분석 과정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중에서 경영빅데이터 분석에 가장 걸맞다고 생각되는 분석 프로세스는 데븐포트의 6단계론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 인식 단계다. 분석의 출발점은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해결 과제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의사결정 문제는 당연히 분석의 주제다.

둘째, 관련 연구 조사 단계다. 문제가 인식되면 다음으로 관련되는 각종 문헌들을 조사해야 한다. 문제와 관련되는 기존의 연구와 저서들을 찾아 검토하고 그 내용을 요약, 분류해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더욱 명확해진다.

셋째, 모형화와 변수 선정 단계다. 우리가 인식한 문제들은 대부분 복잡하므로 단순화해야 해결 대안을 찾기가 쉽다. 즉 많은 변수가 포함된 문제를 그 특성을 잘 대표하는 결정적인 요소(변수)만을 추려 그것을 모형으로 표현하면 분석이 좀 더 쉬워지는 것이다.

넷째, 데이터 수집과 변수 측정 단계다. 선정된 변수에 의해 분석 모형이 구성되면 데이터 수집 과정, 즉 변수 측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섯째, 데이터 분석과 정리 단계다. 분석 대상과 관련되는 변수의 데이터가 수집되면 이를 분석해야 한다. 기초적인 통계 분석, 데이터 마이닝 기법 등 각각의 상황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과 정리 기법이 활용된다.

여섯째, 분석 결과의 의미를 제시하는 결과 제시 단계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변수 간의 관련성이 분석되면 그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명료하게 해석해 의사결정자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경영 분야에는 그간 재무분석, 주가분석, 추세분석, 시스템분석, 전략분석 등 수많은 분석기법이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데이터 분석 열풍인가.

고성과 기업이 저성과 기업에 비해 분석 역량이 5배에 이른다는 점과 복잡다단한 경쟁환경에서 데이터 분석 역량이 경쟁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노규성 <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선문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