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마른 하늘에 돈벼락' 한전…증권가 목표가 '전력질주'
한국전력이 기대 이상의 금액에 본사 부지를 매각하자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올려잡느라 분주하다.

19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이 한국전력의 재무구조 개선과 배당 매력에 긍정적이란 의견을 내놨다.

전날 한국전력은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차 컨소시엄이 10조5500억원을 제시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장부가 2조원, 감정가 3조3300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예상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장부가를 감안하면 한국전력이 얻게 될 매각차익은 약 8조5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매각차익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높였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각각 6만5000원과 6만3000원으로 올렸다.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HMC투자증권(목표주가 5만9000원), 삼성증권(5만3000원) 등도 상향조정 행렬에 동참했다.

한국전력이 매각대금을 부채 감축에 우선적으로 사용한다고 밝힌 만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봤다. 지난해 한국전력의 이자비용은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부지 매각 대금이 부채 감축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면서 연간 2500~3000억원의 이자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자비용 절감효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개선 효과는 중장기적으로도 기업가치(펀더멘탈) 개선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내년 부채비율은 올해 대비 3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 향후 지속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으로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한 재원을 확보해 배당 매력도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배당성향을 약 30%로 가정하면 연간 약 6000억~8000억원이 필요한데 이번 매각 대금만으로도 상당기간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다"고 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30%의 배당 성향을 가정하면 주당 배당금은 3000원씩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각차익 발생에 따른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전기요금 산정방식에 따르면 본사 부지 매각차익은 적정원가에 제외돼 요금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원전사후처리비용 및 석탄소비세 증가 등에 따라 전력구입비 증가가 예상된다"며 "요금 인하요인은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매각차익은 한 번 발생하는 것이고 유연탄 개별소비세와 배출권 매입비용은 매년 발생한다"며 "향후 요금 조정시에 이러한 요인들이 함께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