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지난 7월 군(軍) 부대에서 대학 학과를 소개하는 이색 입학설명회가 열렸다. 장소는 수원에 위치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개 대상은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였다. 4년 전액 장학금, 졸업 후 공군 장교 임관 등의 혜택에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한호 아주대 입학처장은 올해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18일 “국방디지털융합학과를 자연계 학과 가운데 의과대학 버금가는 학과로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학에 군 계약학과가 늘어나고 있지만 육군이 아닌 공군 장교를 육성하는 학과는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가 유일하다. 학과 입학설명회를 군 부대에서 개최한 것 역시 공군이 전폭적으로 밀어준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였다” 며 “신설 학과임에도 이번 수시모집에서 1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군의 네트워크 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 전장 환경 구축·운용을 위한 전문 정보통신기술 장교 양성이 목표. 정보컴퓨터공학과·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가 기초 및 응용과목을, 공군에서 20년 이상 복무한 예비역 장교가 군사학 과목을 강의한다.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신입생에게는 파격 혜택이 주어진다. 공군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며 졸업 후 공군 정보통신 장교로 임관한다. 수능 국영수 평균 1등급(국어A·수학B·영어백분위 4% 이내) 또는 과학고·영재고 졸업생(고교 3학년1학기까지 과학교과 55단위 이수) 요건을 충족한 성적 우수자의 경우 학기당 160만 원의 학업장려금과 기숙사비까지 받는다.

한 처장은 “IT 분야 학과로 자연계 수험생들이 지원할 수 있다” 며 “워낙 혜택이 좋고 크기 때문에 의대 수준에 육박하는 우수 학생들이 입학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정시에선 수능 성적으로 각각 10명씩 선발한다.

학과 신입생들은 공군과의 협약에 따라 실제 군 내부 지휘·통제 환경에서 실습할 수 있다. 학교에도 군 지휘·통제실과 똑같이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전용 실습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여서 장교로 임관해 7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 입학전형 과정에서 거치는 신체검사·체력검정·인적성검사·신원조사(공군 주관 항목)의 경우 점수화하지 않고 적격성 여부만 판정한다.

아주대 관계자는 “국방디지털융합학과에 입학하면 졸업 후 100% 장교로 임관돼 취업 걱정을 덜 수 있다” 며 “의무복무 기간 이후 계속 장교로 복무하거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등 방위산업체,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의 국방 관련 연구소에서도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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