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삼성전자는 아직도 비싼가?
삼성전자 주가가 120만원 선도 깨질 분위기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발목 잡혔다. 저가 폰의 공습과 함께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삼성전자는 끝난 것일까. 삼성전자가 휴대폰으로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삼성에 섭섭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 수요를 창출하면 그와 관련된 하드웨어 수요가 생겨 삼성이 그 혜택을 받은 건 사실이다.

이번에 애플이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 가장 큰 관심은 헬스케어 서비스다. 이용자의 수면량, 운동량, 칼로리 섭취, 심장박동수를 측정해 건강을 점검해주고 이용자에게 맞춤 광고도 제공한다. 아직은 새로운 수요를 불러내기에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많다. 헬스케어 분야는 각국의 규제가 많고 의료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 하드웨어 제품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OLED TV, 곡면형 초고화질(UHD) TV가 보편화되는 내년이면 TV가 가정 내 정보 허브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TV 시장의 강자인 삼성엔 호재다.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TV는 사물인터넷의 기반으로 등장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 순이익이 16조원 정도라고 추산할 때 시가총액 140조원은 주가수익비율(PER)로 9배 정도다. 삼성전자 하드웨어 장비의 잠재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이 사업의 침체기라고 볼 수 있다. PER 9배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매집하는 것은 장기 가치투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