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투표는 부결됐지만 이를 계기로 유럽 전역에서 다시 불붙은 독립 열망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방법과 목표는 다르지만 이탈리아 베네토주, 스페인 카탈루냐, 덴마크 파로에, 프랑스 코르시카, 이탈리아 남티롤, 스페인 바스크, 벨기에 플랑드르, 독일 바이에른 등 유럽의 최소 8개 지역에서 분리 독립 움직임이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는 정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는 11월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할 예정이다. 중세시대부터 광범위한 자치를 누려 온 카탈루냐는 자체 언어를 쓰고 향토 문화색이 짙다. 매년 수십억유로를 국가재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합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스페인 바스크도 상황이 비슷하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자치권을 잃고 스페인 정부에 귀속됐지만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으며 강성 분리 독립주의자들이 폭력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탈리아 곳곳에서도 분리 독립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포함한 베네토주는 지난 3월 실시된 온라인 조사에서 분리 독립 지지율이 89%에 달했다. 올초에는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한 과격시위자 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탈리아 북부 남티롤도 분리 독립을 준비 중이다.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던 남티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통합됐다. 주민 50만명의 70%가 이탈리아어가 아닌 독일어를 쓰는 데다 오스트리아 문화에 더 가깝다.

벨기에에선 북부 플랑드르 지방이 독립을 추진 중이다. 플랑드르는 네덜란드 방언을, 수도 브뤼셀이 있는 남부 왈롱은 프랑스어를 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