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엔저 시대 … 유통·상사·유틸리티 등 내수주에 관심 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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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엔화 약세 시대의 투자법
GS홈쇼핑·롯데쇼핑·LG상사
엔화가치 떨어질수록 영업익 늘어
원자재값 하락으로 포스코 주목
달러 강세·엔화 약세 시대의 투자법
GS홈쇼핑·롯데쇼핑·LG상사
엔화가치 떨어질수록 영업익 늘어
원자재값 하락으로 포스코 주목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7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단기 충격을 막기 위한 립 서비스”라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다. 시기가 다소 미뤄질 수는 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유력하다. FOMC의 성명서가 처음 장에 영향을 미친 18일 코스피지수가 수출주를 중심으로 0.72% 떨어진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가까워진 강 달러 시대
엔화,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한 달 새 3%, 하반기 이후 5% 이상 올랐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양적완화를 마치는 단계에 접어든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이 통화를 꾸준히 풀고 있는 것도 달러인덱스가 급변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엔화와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는 이미 추세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면서도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 통화는 무역 흑자 폭이 커지는 추세인 만큼 엔화나 유로화와 달리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가 강세라고는 하지만 원화도 만만치 않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1040원 선인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는 1000원 선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와 달리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출기업들은 달러당 100엔이 아닌 110엔을 염두에 두고 연말 경영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주로 피신해야
증권가에서는 개별 종목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지표로 엔화 환율을 꼽는다. 일본 기업들이 환차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한국 경쟁사들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논리다. 일본 증시가 엔저의 힘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 일본으로 옮길 수 있어 수급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대한 엔저와 무관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증권사 리포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HMC투자증권은 원·엔 환율과 국내 업체 영업이익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유통, 상사, 유틸리티(기간산업) 업종이 유망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유통 업종에선 GS홈쇼핑과 롯데쇼핑,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엔저에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G상사와 SK네트웍스 등 상사 업종,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를 포함하는 유틸리티 업종 역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심할 때 기계, 화학 등 일본 업체와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이 최근 2012년 이후 엔저가 가팔랐던 세 기간을 정해 업종별 등락률을 분석한 보고서의 내용도 엇비슷하다. 이 보고서는 레저·관광, 은행, 미디어, 유통 업종을 유망하다고 꼽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내수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중소형주가 엔저 기간에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원자재값 하락 수혜주에도 관심
해외에서 원재료를 들여오는 종목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김병전 대표는 철광석과 석탄을 들여와 철로 가공하는 포스코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수출주로 분류되지만 원자재 수입 비중이 워낙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다른 한경TV 와우넷 파트너인 이성호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강세를 점쳤다. 그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8월부터 떨어지고 있다”며 “3~4분기 실적 개선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항공주들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업종으로 분류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관련해 “항공유 가격이 떨어진 데다 항공 화물 수요도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라며 “화물 운송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동원F&B 같은 음식료주들 역시 꾸준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는 “음식료는 원재료 가격이 내려도 완제품 가격은 그대로인 품목”이라며 “글로벌 곡물 가격 급락이 3분기와 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가까워진 강 달러 시대
엔화,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한 달 새 3%, 하반기 이후 5% 이상 올랐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양적완화를 마치는 단계에 접어든 미국과 달리 유럽과 일본이 통화를 꾸준히 풀고 있는 것도 달러인덱스가 급변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엔화와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는 이미 추세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면서도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 통화는 무역 흑자 폭이 커지는 추세인 만큼 엔화나 유로화와 달리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달러가 강세라고는 하지만 원화도 만만치 않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1040원 선인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는 1000원 선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와 달리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출기업들은 달러당 100엔이 아닌 110엔을 염두에 두고 연말 경영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주로 피신해야
증권가에서는 개별 종목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지표로 엔화 환율을 꼽는다. 일본 기업들이 환차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한국 경쟁사들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논리다. 일본 증시가 엔저의 힘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 일본으로 옮길 수 있어 수급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대한 엔저와 무관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증권사 리포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HMC투자증권은 원·엔 환율과 국내 업체 영업이익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유통, 상사, 유틸리티(기간산업) 업종이 유망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유통 업종에선 GS홈쇼핑과 롯데쇼핑,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엔저에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G상사와 SK네트웍스 등 상사 업종,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를 포함하는 유틸리티 업종 역시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심할 때 기계, 화학 등 일본 업체와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업종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이 최근 2012년 이후 엔저가 가팔랐던 세 기간을 정해 업종별 등락률을 분석한 보고서의 내용도 엇비슷하다. 이 보고서는 레저·관광, 은행, 미디어, 유통 업종을 유망하다고 꼽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내수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중소형주가 엔저 기간에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원자재값 하락 수혜주에도 관심
해외에서 원재료를 들여오는 종목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인 김병전 대표는 철광석과 석탄을 들여와 철로 가공하는 포스코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수출주로 분류되지만 원자재 수입 비중이 워낙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다른 한경TV 와우넷 파트너인 이성호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강세를 점쳤다. 그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8월부터 떨어지고 있다”며 “3~4분기 실적 개선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항공주들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업종으로 분류된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관련해 “항공유 가격이 떨어진 데다 항공 화물 수요도 빠르게 개선되는 추세”라며 “화물 운송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동원F&B 같은 음식료주들 역시 꾸준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는 “음식료는 원재료 가격이 내려도 완제품 가격은 그대로인 품목”이라며 “글로벌 곡물 가격 급락이 3분기와 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