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대표적 선승 중 한 명인 인천 용화선원 원장 송담 스님의 탈종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까지 나서 수습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송담 스님의 마음을 돌리기는커녕 사태의 발단이 된 용주사 주지 선출 문제의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1일 조계종에 따르면 용화선원이 속한 재단법인 법보선원 임원진 전원은 지난 19일 재적본사인 용주사에 제적원을 냈다.

조계종은 제적원을 낼 경우 본사를 거쳐 총무원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제적원을 낸 스님은 이사장 송담 스님을 비롯해 상임이사 환산 스님, 이사 동해·상봉·서봉·성문·성조·인법·일상 스님, 감사 인봉 스님 등 10명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종단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해 송담 스님 설득을 시도하고 있지만 면담조차 못하고 있다.

자승 스님은 제적원이 제출된 19일 오전에도 용화선원을 방문했지만 송담 스님을 만나는 데 실패했다.

자승 스님도 용주사 문중으로, 송담 스님의 조카뻘 제자다.

제적원을 제출받은 용주사는 제적사유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서류를 반려했다.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은 "문중과 종단의 큰어른 스님과 관련된 일을 가볍게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조계종의 제2교구본사 용주사는 최근 주지 선출 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곳이다.

용주사 문중의 큰스님인 송담 스님은 지난 8월 실시된 용주사 주지 선거 과정에서 크게 낙담해 탈종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중의 화합을 깨지 않도록 추대를 통한 주지 선출을 당부했지만 결국 내분이 일면서 선거가 치러져 성월 스님이 성관 스님을 누르고 주지에 당선됐다.

본사 주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성관 스님이 용주사 말사 수원사 주지에서 해임되면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사 신도회는 지난 17일 자승 총무원장과 용주사 주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말사 주지를 임명할 때 문중 화합과 교구 안정을 위해 문도, 문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용주사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런 절차가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항의했다.

신도회는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성관 스님이 본사주지 선거에 낙선한 것이 수원사를 떠나야 하는 이유냐"고 따져 물었다.

성관 스님은 수원사 부임 이래 낡은 건물만 앙상했던 포교당을 수원 포교의 중심도량으로 만드는 등 30여 년 동안 수원사를 이끌어 왔으며, ㈔로터스월드를 설립해 국제구호사업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신도회는 강조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수원사 주지 교체와 관련해 "임기가 다 돼 정상적으로 주지 인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미묘한 시점에서 인사가 이뤄져 모양새가 안 좋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송담 스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종단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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