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에 전용홀은 '악기'…2017년 클래식 마당 만들래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화경영 25시, CEO가 뛴다 (8)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정기공연 年 100회 늘려…클래식 문턱 낮추고 경영정보시스템 구축도
정기공연 年 100회 늘려…클래식 문턱 낮추고 경영정보시스템 구축도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달 19~28일 핀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영국 등 4개국에서 순회 공연을 열었다. 세계 최대 클래식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 초청 공연도 포함돼 있었다. 단원들은 투어가 끝난 이튿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는 따로 남아 닷새간 암스테르담, 빈, 루체른, 베를린 등을 추가로 찾았다. 박 대표가 별도 일정을 마련한 것은 이 도시에 있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이르면 2017년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 부지에 서울시향 전용홀을 세우는 데 참고하기 위해서다.
“좋은 공연장이 있으면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먼저 찾아와요. 연주자에게 전용홀은 일종의 ‘악기’입니다. 공연장이 좋을수록 객석 위치 간 소리 차이도 적어요. 입장권 가격과 상관없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에게 좋은 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과 4월에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클래식 전용홀을 찾아다녔다. 유럽보다 이곳에서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유럽은 클래식의 본고장인 만큼 좋은 공연장이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일본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서울보다 훌륭한 공연장이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서울시향은 전용홀을 갖고 있지 않다. 정기 공연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대관해 연다. 서울 시내 유일한 오케스트라 전용홀은 이 곳 뿐이다. 대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서울시향의 연간 정기공연 횟수는 20회 남짓.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연간 80~120회 공연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서울시향 정기공연의 유료 티켓 판매율은 90%가 넘어요. 전용홀이 생기고 연간 100회 공연을 한다면 매주 두 차례 공연이 열리는 셈이죠. 시민들이 원할 때 공연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클래식 공연장 문턱이 너무 높아요. 대다수 사람들에게 클래식 공연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이벤트’죠. 언제든 수준 높은 공연이 열린다면 공연장을 찾는 부담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지난 6월 처음 열린 ‘SPO(서울시향의 영문 약자) 데이’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울시향 단원으로 구성된 10개 실내악팀이 후원회원과 팬들 앞에서 공연하는 행사였다. 일종의 ‘서비스’이자 서울시향 실내악팀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었다. 이날 좋은 반응을 얻은 2개 팀은 내년 5월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리는 실내악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됐다.
지난해 2월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박 대표는 이제 반환점을 통과했다. 삼성화재 경영기획팀장, 삼성생명 마케팅전략그룹장 등을 지낸 그가 서울시향 대표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조직의 시스템 구축이다. “처음 서울시향에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은 내부 경영정보시스템(MIS)이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연주단원을 포함해 직원이 140명 정도 되는데 급여 계산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올해 예산에 반영해 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업무 방식이나 데이터, 규정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어떤 자리에 누가 오든 일할 수 있는 틀을 만들기 위해서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좋은 공연장이 있으면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먼저 찾아와요. 연주자에게 전용홀은 일종의 ‘악기’입니다. 공연장이 좋을수록 객석 위치 간 소리 차이도 적어요. 입장권 가격과 상관없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죠.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에게 좋은 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과 4월에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클래식 전용홀을 찾아다녔다. 유럽보다 이곳에서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유럽은 클래식의 본고장인 만큼 좋은 공연장이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일본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서울보다 훌륭한 공연장이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서울시향은 전용홀을 갖고 있지 않다. 정기 공연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대관해 연다. 서울 시내 유일한 오케스트라 전용홀은 이 곳 뿐이다. 대관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서울시향의 연간 정기공연 횟수는 20회 남짓.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연간 80~120회 공연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서울시향 정기공연의 유료 티켓 판매율은 90%가 넘어요. 전용홀이 생기고 연간 100회 공연을 한다면 매주 두 차례 공연이 열리는 셈이죠. 시민들이 원할 때 공연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클래식 공연장 문턱이 너무 높아요. 대다수 사람들에게 클래식 공연은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이벤트’죠. 언제든 수준 높은 공연이 열린다면 공연장을 찾는 부담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지난 6월 처음 열린 ‘SPO(서울시향의 영문 약자) 데이’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울시향 단원으로 구성된 10개 실내악팀이 후원회원과 팬들 앞에서 공연하는 행사였다. 일종의 ‘서비스’이자 서울시향 실내악팀을 알리는 ‘홍보의 장’이었다. 이날 좋은 반응을 얻은 2개 팀은 내년 5월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리는 실내악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됐다.
지난해 2월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박 대표는 이제 반환점을 통과했다. 삼성화재 경영기획팀장, 삼성생명 마케팅전략그룹장 등을 지낸 그가 서울시향 대표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조직의 시스템 구축이다. “처음 서울시향에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은 내부 경영정보시스템(MIS)이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연주단원을 포함해 직원이 140명 정도 되는데 급여 계산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더라고요. 올해 예산에 반영해 시스템 구축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업무 방식이나 데이터, 규정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어떤 자리에 누가 오든 일할 수 있는 틀을 만들기 위해서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