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인슈파인 대표 "퇴직연금 운용수익·손실, 근로자·회사가 나눠야"
“퇴직연금이 노사 갈등을 유발해선 안됩니다.”

퇴직연금 컨설팅 업체 인슈파인의 이영하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사상생형’ 퇴직연금 상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뉘는데, 여기에 더해 ‘DA(Distributed Advantage·상생급여)’형이 나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DB형은 퇴직금 운용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회사가 지는 방식이다. DC형은 근로자가 진다. 공통점은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회사 또는 근로자가 모두 가져가고, 손실이 나도 한쪽이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DA형 퇴직연금의 경우 수익이 나면 회사와 근로자가 공유하고, 손실이 발생해도 각자 일정 부분만 부담하는 방식”이라며 “일종의 중위험·중수익 모델이기 때문에 기업 노사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할 때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DA형 퇴직연금을 도입한 기업의 노사가 1년간 7% 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사전 약정에 따라 3%의 수익을 회사가 가져가고, 4%를 근로자들이 나눠 갖는 형태다. 손실이 발생해도 비슷한 비율로 배분하면 된다.

이 대표는 “노후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명시된 퇴직연금 교육이 유명무실화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연금 교육비 부담을 금융회사나 기업에만 일방적으로 떠넘길 게 아니라 기업과 노조, 근로자들도 일부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맞춤형 수시 교육이 이뤄진다면 근로자들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슈파인은 퇴직연금 설계 및 가입 절차 등을 돕는 컨설팅업체로, 한국노총이 지분 35%를 갖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