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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베이비부머에 실업 청년까지 年 69만명 개업…64만명은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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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멸로 가는 '치킨 게임'

    월급쟁이보다 年16% 더 일하지만 연소득 3000만원 이하 28.5%
    문 닫고 싶어도 일자리 없어 주저…최경환 "조만간 대책 내놓겠다"
    < 마포세무서 하루 100여건 폐업신고 > 지난 19일 오후 폐업 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 마포세무서 민원봉사실을 찾은 민원인이 관련 서류를 작성한 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마포세무서에서만 하루 평균 100여건의 폐업신고가 접수된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 마포세무서 하루 100여건 폐업신고 > 지난 19일 오후 폐업 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 마포세무서 민원봉사실을 찾은 민원인이 관련 서류를 작성한 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마포세무서에서만 하루 평균 100여건의 폐업신고가 접수된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서울 한 재래시장의 이불가게 아주머니는 한 달 내내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 옆 동네 미용실 원장은 하루종일 TV만 보고 있다. 청국장집 주인장은 부리는 종업원보다도 돈을 못 번다고 불평이다. 동네 한쪽의 70대 구둣방 할아버지는 한 달 50만원 수익으로 15년째 근명하고 있다. 편의점 주인은 종원업을 두지 않고 15시간 홀로 서서 근무한다. 빵집 아저씨는 문을 닫고 싶어도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1인 사업자 연간 70만명 ‘명멸’

    [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베이비부머에 실업 청년까지 年 69만명 개업…64만명은 폐업
    한국 자영업시장은 이런 상태로 오랜 기간 방치됐다. 경제가 살면 자영업도 살아난다는 논리에 정부 정책 순위에서도 항상 뒤쪽에 있었다. 수출 제조업의 성장 속에서 먹고살 만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2000년대 들어 제조업 성장이 둔화되고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영세 상인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4명 중 1명은 골목 한편에서 생존 자체가 극히 불투명한 도박을 하고 있다. 웬만한 경쟁력으로는 성장 가능성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힘들다. 억대 권리금을 얹어주고 좋은 목을 잡아 성업 중인 가게가 갑자기 치고 들어온 경쟁업체에 모조리 손님을 빼앗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점포가 영세할수록 망할 확률은 높다. 종업원 없이 홀로 가게를 연 점주들의 1년 후 생존율은 60.0%, 5년 후에는 28.3%에 불과하다. 자영업 단골 아이템인 음식·숙박업의 경우 1인 사업장의 1년 생존율은 54.7%, 5년 생존율은 17.4%에 그쳤다. 5년을 버티는 곳이 5곳 중 1곳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폭주한다. 폐업과 도산이 잇따르면 기다렸다는 듯 ‘신장개업’ 간판이 빈자리를 파고든다. 한 해 1인 영세사업자는 70만명 가까이 늘고 그만큼 사라지고 있다. 2011년 63만9000곳이 없어진 뒤 2012년 69만2000곳이 생겨났다.

    대부분이 준비 안된 생계형 창업이라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다. 연간 100만명씩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 은퇴로 사실상 ‘강제 창업’이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30년 가까이 2011년 수준의 은퇴인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직장을 잡지 못해 낙담한 청년들도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근로시간 길지만 소득은 적다

    실상은 통계 수치보다 처참했다. 본지 특별취재팀이 만난 수백명의 상인은 한목소리로 “죽을 맛”이라고 했다. 평균 매월 200만원 안팎을 버는데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이마저도 건지지 못한 이들이 수두룩했다. 공급 과잉 속에서 살인적인 임대료와 날로 오르는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 등을 감안하면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는데도 상권이 조금만 뜨면 임대료가 치솟고, 내후년부턴 종업원 퇴직금까지 챙겨줘야 한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 자영업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28.2%(2012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 OECD 평균(15.8%)의 두 배 수준이다.

    자영업 실태는 OECD가 집계하는 각종 지표를 왜곡시킨다. 한국의 1년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OECD 국가 중 2위다. 자영업자만 따로 보면 1년 근로시간은 2406시간에 이른다. 임금근로자(2071시간)보다 335시간(16.17%)이나 더 일한다. 그럼에도 이들의 연간 소득은 가구당 평균 5007만원(2012년 기준)으로 상용근로자(5525만원)의 9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연간 소득이 3000만원도 되지 않는 가구가 28.5%에 이른다.

    정부 구조조정 나서겠다는데…

    정부는 그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창업 교육과 자금 지원에 신경을 쓰는 정도였다. 자영업 실상은 알아도 “답이 없다”고 고개를 저어왔다. 정글 속에서 도태된 상인들이 다시 임금근로자로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지만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문제다. 시일이 걸리고 경기도 살아나야 하는 전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근본적인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선 “경제가 살아도 이제 골목에서 장사가 다 잘되는 시절은 지났다”며 “‘묻지마 창업’을 줄이는 방향으로 골목상권을 구조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영업자 스스로 경각심을 높이는 일이다. 성공과 실패가 순식간에 엇갈리는 것이 자영업의 속성이다.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과신하거나 무턱대고 달려드는 것은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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