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장기업 CEO·임원 최다
한국도 2세 경영인 동문 많아
한국동문회장은 장제국 총장
일본 상위 3개 대학으로 꼽히는 도쿄대·와세다대·게이오대를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그만큼 게이오대를 나온 재계 인사가 많다는 뜻이다. 2012년 기준으로 도쿄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게이오대 출신 전문경영인(CEO)과 임원 수는 각각 351명, 2278명으로 나머지 두 대학을 제치고 일본 내 1위를 기록했다. 이곳에서 공부한 한국 동문들의 면면 역시 재계 유명 인사가 많다.
게이오대와 한국 유학생의 인연은 1881년부터 시작한다. 구한말의 유길준 윤치호 유정수가 신사유람단으로 일본에 파견돼 임무를 수행한 뒤 게이오대에서 공부했다. 이후 서재필 박사를 비롯해 소설가 염상섭, 사상가 안국선 등이 수학했다.
게이오대 한국인 총동창회는 1936년 당시 2학년이던 민병도 전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인 유학생 38명과 함께 모임을 만든 것이 시작이다. 민 전 총재는 1939년 게이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은 7대 총재와 현대미술관 관장, 한국 하얏트호텔 회장을 지냈다. 현재 게이오대 한국인 총동창회 회장은 장제국 동서대 총장(2001년 졸업, 정치학 박사)이 맡고 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1975년, 경제학 석사)은 감사원 재직 중에 일본 유학생 2호로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호텔신라 부사장, 삼성그룹 비서실장, 삼성물산 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게이오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국내 주요 그룹 2세 경영인들이 인연을 맺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95년)을 비롯해 임대홍 전 미원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1993년),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아들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1996년)이 동문이다.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1991년)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 비엘에셋 대표이사(1996년)도 게이오대 비즈니스 스쿨 과정을 마쳤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1996년)은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게이오대 법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효성에 입사하기 전에는 미쓰비시상사 에너지그룹 LPG부와 원유수입부, 모건스탠리 도쿄지점 법인영업부에서 일했다.
이 밖에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전무(1990년, 경영학 박사), 민건식 민건식법률사무소 이사(1979년), 권순욱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1985년) 등이 게이오대와 인연을 맺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