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곡제일시장 안에 있는 이마트  CJ올리브영, CJ시스템즈와 합병 에브리데이 중곡점 직원이 22일 신선식품을 치우고 있다. 신세계 제공
서울 중곡제일시장 안에 있는 이마트 CJ올리브영, CJ시스템즈와 합병 에브리데이 중곡점 직원이 22일 신선식품을 치우고 있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그룹이 전통시장 안에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전통시장과 중복되는 품목을 줄여 동반성장하자는 취지에서다.

신세계는 22일 이마트 에브리데이 중곡점, 일산점, 면목점, 사당점 등 전통시장 내 4개 SSM 점포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중곡점은 이날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지 않고 나머지 점포도 다음달 초까지만 신선식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는 계열사 에브리데이리테일을 통해 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점포가 판매하지 않기로 한 품목은 사과 배 포도 등 과일 29개, 배추 무 양파 등 채소 42개, 갈치 고등어 등 수산물 21개를 합해 총 92가지다. 해당 점포 매출에서 이들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이며 금액으로는 연간 40억원이라고 신세계는 밝혔다.

연관 매출까지 감안하면 이번 결정으로 해당 점포의 매출이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신세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는 신선식품을 철수한 뒤 남는 공간에 전통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생활용품 간편가정식 수입과자 애견용품 등을 들여놓아 매출 감소 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지난 7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상생협약을 맺은 뒤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선식품 철수 결정을 내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주로 판매하는 신선식품에선 손을 떼고 가공식품 소형가전 등에 집중해 SSM과 전통시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또 전통시장 현대화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검정 비닐봉지를 대체할 세련된 디자인의 비닐봉지를 제작해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