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채용에 이번에도 변화가 생겼다.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일부 계열사가 어학성적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뽑았던 일부 직무를 아예 채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JOB] 제일모직, 어학성적 기준 높이고…합병 삼성重·ENG '개별 채용'
계열사 통폐합 작업이 급물살을 탄 만큼 채용 방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반기에는 일단 개별로 채용한다. 삼성SDI는 옛 제일모직 소재부문 흡수 후 처음으로 삼성SDI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신입사원을 맞는다. 다만 채용 창구는 다르다. 인수합병 이후 처음으로 3급 신입사원을 맞는 곳도 있다.

삼성전기 등 인문계 채용 안해

올 상반기 일부 계열사가 어학성적 기준을 상향 조정했던 삼성그룹은 하반기에도 제일모직 등 두 곳이 기준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의 서류전형 주요 평가기준이 학점과 어학성적 두 가지라는 점에서 이들 계열사 지원자들이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사명을 바꾼 후 ‘패션’과 ‘리조트·건설’ 부문의 신입사원을 채용 중인 제일모직은 ‘리조트·건설’ 부문 기술직의 어학성적 기준을 올 상반기(삼성에버랜드 시절) ‘오픽 IL’과 ‘토익스피킹 5급’에서 이번에 ‘IM’과 ‘6급’으로 올렸다. 제일기획도 상반기 글로벌비즈니스 직군의 어학성적 기준을 한 단계 올린 데 이어 캠페인 제작(art) 직군 역시 상반기 ‘오픽 IL’ ‘토익스피킹 5급’이었던 것을 ‘IM2’ ‘6급’으로 높였다.

1년 만에 비(非)이공계열 입사 문을 닫은 곳도 있다. 일부 계열사에서 인문·상경계열 출신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경영지원 부문을 아예 채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은 경영지원 등 지원부서 채용을 올해는 실시하지 않는다.

삼성웰스토리 첫 신입 채용

삼성의 계열사 인수합병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이들 기업의 채용 방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이달 초 합병 소식을 알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이 두 곳은 우선 올 하반기에는 개별로 채용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통합법인이 정식으로 발족할 경우 채용 창구를 일원화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도 옛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흡수하면서 채용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삼성SDI는 이번 채용에서 기존 SDI사업부를 에너지솔루션부문으로, 합병된 제일모직을 소재부문으로 나누고 삼성SDI라는 이름으로 함께 채용한다. 인사제도나 세부 채용은 모두 제각기 운영한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에 중국어 전공자를 위한 희소식도 있다. 상반기까지 경영지원과 통합해 선발하던 영업직군을 따로 떼어내면서 중국어 관련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채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중국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지난해 말 옛 삼성에버랜드에서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이 떨어져 나와 설립된 삼성웰스토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단독 3급 신입 채용에 나선다.

삼성종합화학이 상반기 삼성석유화학을 인수하면서 기존의 삼성석유화학은 이번엔 삼성종합화학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