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오타와 연방의회 총리 집무실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22일 오전(현지시간) 오타와 연방의회 총리 집무실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후(한국시간 23일 새벽) 수도 오타와에 있는 의회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이를 계기로 에너지·자원, 과학·기술 등의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협상 시작 9년 만에 타결된 양국 FTA는 앞으로 10년 안에 상품 서비스 분야 교역액의 99%를 자유화(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협정으로 국산 자동차 가전 철강 등의 캐나다 수출을 크게 확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양국 기업의 FTA 활용도를 높이고 경제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2003년 이후 중단된 양국 민간경협위원회를 다시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FTA 체결에 이어 양국 간 항공 자유화 협정에도 정식 서명했다. 이로써 두 나라의 항공 운항횟수와 노선 등에 대한 제한이 철폐돼 양국 간 여객 및 화물 운송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리 정부는 기대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에너지기술, 과학, 산업기술, 무역재보험 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캐나다가 우리보다 앞선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분야에서 탐사 및 개발 기술을 이전하는 대신 우리 측은 캐나다에 비해 강점을 가진 태양광 등 청정 에너지 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셰일가스 분야 기술이 우리보다 4~6년, 오일샌드는 2~3년 앞서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는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기술을 공유해 자원개발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2차전지 분야에서도 캐나다 측의 소재 원천기술과 우리의 제조기술을 결합해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2차전지(리튬폴리머) 개발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리튬폴리머 전지는 기존 2차전지(리튬이온)에 비해 충전량이 1.6배 많아 주행거리가 길고 안전성이 우수해 전기차용 전지시장을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이 국내에서 상용화를 추진 중인 마이크로그리드(전력저장장치와 ICT를 결합해 소규모 지역 내에서 자체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 기술도 캐나다에 수출하기로 했다. 양국은 북극 개발에도 공동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한·캐나다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FTA 체결에 따른 양국 기업 간 교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타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