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력 3년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초기 벤처기업’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탓에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질적 초기 벤처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의준 벤처캐피탈협회 상근 부회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나이만으로 초기기업을 규정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매출규모 기술개발 단계 등을 감안한 새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창업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초기 성장단계에 머물고 있는 벤처기업들도 정책자금으로 조성되는 ‘창업초기펀드’ 투자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정부의 벤처기업 분류 기준은 업력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등 세 그룹으로 나뉜다. 초기기업은 업력 3년 이하이며, 중기기업은 3~7년, 후기기업은 7년 초과로 규정돼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정책자금이 많이 풀리며 창업초기펀드가 잇따라 출범하고 있으나 투자대상이 지나치게 좁게 설정돼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벤처기업은 사업 성격, 기술개발 기간, 상용화 시점 등이 서로 달라 ‘업력’이라는 지표만으로 성장 단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동혁/이관우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