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詩 내실화·세계문학 교류 힘 쓸 것"
“세계 문학에 전전긍긍하며 다가서는 모습이 아니라 세계 문학이 한국 문학을 수용하고야 말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 있는 문학을 지향하겠습니다. 한국 시의 내실화와 더불어 세계 문학과의 교류에 힘쓰겠습니다.”

문정희 한국시인협회장(67·사진)은 23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타계한 전임 회장 김종철 시인의 뒤를 이어 지난 4일 제40대 회장에 취임한 문정희 시인은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꽃숨’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등을 냈다. 제1회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은 원로 시인이다.

문 회장은 “시인협회를 젊고 활동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국내외 사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국내 사업으로는 지난 4월 시인들의 비무장지대(DMZ) 문학기행에 이어 내달 18~19일 비무장지대에서 ‘제1회 전국 DMZ 고교생 백일장’을 연다. 문학기행에 참여한 시인 300여명의 작품을 엮은 사화집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도 11월 중 발간할 예정이다.

고(故) 김종철 회장이 준비했던 시 문예 전문지도 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월에 새로 나오는《시인불멸》은 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의 시로 1년에 두 번 발간된다. 문 회장은 “패기 있고 젊은 편집위원들로 이 시대 가장 빛나고 참신한 작품을 실어 회원들이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문학에 골몰하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중 시인대회, 한국·이탈리아 시 낭송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 협회는 중국 난징 시인협회와 협의해 11월 중 난징에서 난징대학살로 죽어간 이들을 추도하는 시를 발표한다. 한국 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외국 시인이나 독자를 위한 영문 홈페이지도 내달 중 개설된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