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세균 박지원 박영선 문재인 인재근 비대위원, 당 소속 의원 등 30여명은 23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했다. 문 위원장은 현충원 방명록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 나온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한자로 남겼다. 당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서울현충원에 안치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새록새록 (김 전 대통령이) 그립다”며 “그분의 리더십, 그분의 정치철학이 지금 우리 당이 있게 한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당 대표가 되면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나, 이번 비대위는 아직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묘소 참배 계획은 세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노무현(친노)·강경파를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졌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라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비대위 내 신경전도 벌어졌다. 문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대표 등 지도부 선출)에서 ‘모바일 투표’를 재도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 박지원 비대위원은 “비대위가 막 출범하자마자 (전대 룰 등) 예민한 문제를 논의하면 비대위가 구실을 하기 전에 전대 문제가 불거진다”며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에) 문 위원장에게 ‘공·사석에서 발언을 조심하시라’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영선 원내대표(겸 비대위원)는 서울 마포구 성산사회복지관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경로당을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새해 노인복지 예산안 삭감과 관련, “경로당 냉난방비마저 삭감하는 정부 행태를 우리 당이 바로잡겠다”고 비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