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DLS 투자자 '노심초사'
은값이 온스당 35달러에 달했던 2012년 9월, 은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월지급식 파생결합증권(DLS)에 5000만원을 투자한 김모씨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은값이 계약시점의 5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매달 받아오던 이자가 끊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끊어진 이자보다 원금이 더 걱정이다. 만기 때까지 은값이 55%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은값이 떨어진 비율만큼 원금을 날리게 된다.

원자재 급락의 최대 피해자는 은 DLS 투자자들이다. 국제 은 시세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8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 위험에 내몰린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 기준 은값은 전 거래일보다 0.46% 떨어진 17달러70센트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2012년 상품 투자자들이 문제다. 당시 은값은 온스당 26.66~35.66달러. DLS들이 손실구간을 ‘계약시점 은값의 55~60% 이하’로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때 팔린 상품 대부분이 위기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2년 판매된 은 DLS는 원금보장형 상품 9768억원어치를 포함, 총 1조4196억원어치다. 전문가들은 2011년 말과 2013년 초 판매분까지 계산하면 5000억원어치 상품이 원금 손실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금보장상품 투자자라고 은값 하락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다. 3년 가까이 자금이 묶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금만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손실구간에 진입하기 직전인 은 DLS 투자자들은 수수료를 내더라도 중도 환매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한 번 손실구간에 진입하면 DLS 평가액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