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경기 용인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보정센터를 설립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경기 용인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보정센터를 설립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마트 제공
‘삑’ 하는 신호음과 함께 채소 과자 음료 등을 담은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움직인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이마트 보정 물류센터의 작업 현장이다. 23일 찾아간 이곳은 유통업체의 물류센터라기보다는 자동화된 공장에 가까웠다. 안철민 이마트 보정센터장은 “사람이 가서 상품을 꺼내오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제 발로 사람에게 오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보정센터는 이마트가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800억원을 들여 설립한 국내 대형마트 최초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지난 6월부터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는 상품은 모두 이 센터를 통해 배송하고 있다. 하루 1만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이곳에서 처리하는 상품은 하루 3억원어치로 대형마트 점포 한 곳의 매출과 비슷하다. 그러나 근무 인원은 100명 안팎으로 점포의 20% 수준이다. 자동화된 시스템 덕분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물 한 병과 화장지 두 롤을 주문하면 보정센터 내 창고에서 물을 담은 상자와 화장지를 담은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작업장으로 나온다. 컨베이어 벨트 옆에 서 있는 직원은 물 한 병과 화장지 두 롤을 배송용 상자에 옮겨 담는다. 포장이 끝난 상품은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트럭에 실린다.

이마트는 내년 말 완공 예정인 김포 물류센터도 온라인 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온라인 부문의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소비자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점포에 있는 상품을 보내줬다. 주문이 늘어나는 만큼 점포 근무 인력도 늘려야 해 비용 부담이 커졌다. 자동화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보정센터를 가동한 뒤 이마트 온라인 부문의 1인당 작업 건수는 25건에서 100건으로 늘었다. 당일 배송률은 26%에서 55%로 높아졌다. 연간 1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생겼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사업 담당 상무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으로는 온라인 매출을 연 1조원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며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올해 7000억원인 온라인 매출을 2020년까지 4조3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