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값 추락] 유화·철강 "원재료값 내렸지만…글로벌 경기침체가 더 아프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산업계 得失은
제품가격 인하 압박도
도입기간 하락폭이 손실로 정유업계 주름살 더 커져
식품 등 내수는 호재
곡물價 내년에도 하락 예상…시멘트업계도 수익성 개선
제품가격 인하 압박도
도입기간 하락폭이 손실로 정유업계 주름살 더 커져
식품 등 내수는 호재
곡물價 내년에도 하락 예상…시멘트업계도 수익성 개선
국내 기업들은 석유와 석탄 철강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마냥 반기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중국의 수요 둔화 등 세계 경기 침체가 원자재 가격 하락의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식품이나 시멘트 등 내수소비 업종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은 경기 침체로 인한 생산품 판매 가격 하락, 재고 부담 증가 등으로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철강 “어렵다”
정유업계는 국제 원유 가격 하락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인도까지 통상 40일가량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원유값이 내리면 고스란히 정유업체에는 손실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91.52달러로 올해 최고가였던 지난 6월20일(배럴당 107.26달러)과 비교하면 14.7% 하락했다.
중국 중동 등에서 정유시설이 늘어나면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은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나프타 가격이 올 들어 15% 정도 떨어졌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판매 제품 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중 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원재료 가격 하락이 판매 제품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져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45%가량을 소화하던 중국의 수요회복 없이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마찬가지다. 장기계약으로 철광석을 공급받는 곳이 많아 가격 하락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철강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식품·시멘트는 ‘호재'
국내 식품업계는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소맥 국제 가격이 13.7% 하락하고 옥수수와 대두 역시 각각 9.8%, 7.8% 떨어지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내년에도 곡물 재고가 늘어 국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까지는 국제 곡물 가격이 올랐는데도 정부 압박으로 제품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고 하소연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시장에서 곡물을 대략 6개월 전에 사들이기 때문에 생산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원화값이 소폭이나마 다시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고 있어 원가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원료로 쓰는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 이상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10년 t당 110달러였던 국제 유연탄 평균 가격은 2011년 133달러로 치솟았다가 2012년 105달러, 지난해엔 93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1분기에는 7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시멘트 생산량도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시멘트 제조회사들의 수익성도 나아졌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흑자 잔치를 하고 있다”는 말이 건설업계에서 나올 정도다. 쌍용양회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0.9% 증가한 476억원을 기록했다. 성신양회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5% 증가한 180억원이었다.
박영태/박준동/최진석/김정은 기자 pyt@hankyung.com
식품이나 시멘트 등 내수소비 업종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은 경기 침체로 인한 생산품 판매 가격 하락, 재고 부담 증가 등으로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철강 “어렵다”
정유업계는 국제 원유 가격 하락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인도까지 통상 40일가량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원유값이 내리면 고스란히 정유업체에는 손실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91.52달러로 올해 최고가였던 지난 6월20일(배럴당 107.26달러)과 비교하면 14.7% 하락했다.
중국 중동 등에서 정유시설이 늘어나면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은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나프타 가격이 올 들어 15% 정도 떨어졌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판매 제품 가격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중 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원재료 가격 하락이 판매 제품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져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45%가량을 소화하던 중국의 수요회복 없이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마찬가지다. 장기계약으로 철광석을 공급받는 곳이 많아 가격 하락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철강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식품·시멘트는 ‘호재'
국내 식품업계는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소맥 국제 가격이 13.7% 하락하고 옥수수와 대두 역시 각각 9.8%, 7.8% 떨어지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내년에도 곡물 재고가 늘어 국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지난해까지는 국제 곡물 가격이 올랐는데도 정부 압박으로 제품 가격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고 하소연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시장에서 곡물을 대략 6개월 전에 사들이기 때문에 생산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원화값이 소폭이나마 다시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고 있어 원가 절감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원료로 쓰는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 이상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2010년 t당 110달러였던 국제 유연탄 평균 가격은 2011년 133달러로 치솟았다가 2012년 105달러, 지난해엔 93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1분기에는 7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시멘트 생산량도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시멘트 제조회사들의 수익성도 나아졌다.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흑자 잔치를 하고 있다”는 말이 건설업계에서 나올 정도다. 쌍용양회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0.9% 증가한 476억원을 기록했다. 성신양회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5% 증가한 180억원이었다.
박영태/박준동/최진석/김정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