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등 도심 9곳에 가로수숲길
2017년까지…박원순 시장 강력 추진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017년까지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에 생활권 도시숲을 대거 조성할 계획”이라며 “도심에 1000개의 숲과 1000개의 정원을 만들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생활권 도시숲은 북한산, 한강 등 자연공원이나 공동묘지 등을 제외한 도심 속 녹지를 뜻한다. 이달 기준으로 서울의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45.3㎢다. 서울시 인구 1인당 4.0㎡로,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9.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6·4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관련 부서에 ‘서울에 천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계획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현재 45.3㎢인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2017년까지 49.1㎢로 늘릴 계획이다. 늘어나는 도시숲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달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공원인 여의도공원(0.23㎢)과 비교하면 17배에 달한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벤치마킹한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을 비롯해 경의선·경춘선 부지에도 공원을 조성,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숲으로 거듭나게 한다. 가로수 숲길도 지금보다 대폭 늘어난다. 서울시는 현재 일괄적으로 한 줄로 길게 늘어선 가로수를 복층 구조로 조성, 가로수 숲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강남 테헤란로를 비롯한 도심 9개 노선이 대상이다. 이를 통해 399㎞의 가로수 띠녹지를 2018년까지 475㎞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017년까지 서울 도시숲 조성에 소요되는 예산은 1조552억원에 달한다. 1000개의 숲, 1000개의 정원 등 도시숲을 만드는 데 절반인 5545억원이 투입된다. 조성된 도시숲 관리비용으로 4093억원, 도시숲을 찾는 시민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준비에 913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전망이다. 최 과장은 “사유지를 대규모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쓰지 않는 자투리땅이나 공터 등 도심 곳곳의 빈 땅에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일상적으로 투입되는 관리비용과 비교해도 많은 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이번에 내놓은 도시숲 정책의 핵심은 대형 공원이 아닌 작은 규모 숲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여의도공원, 상암월드컵공원, 뚝섬 서울숲공원 등 대형 공원을 잇따라 조성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 공원을 지을 만한 부지가 서울에 사실상 없는데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소규모 숲을 곳곳에 조성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