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춰 서고, 협력업체는 일감 부족으로 고통받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지….”

현대자동차 노조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확대를 요구하며 이틀째 파업에 들어간 24일 오후. 울산 매곡동 자동차 부품단지에서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M사 심모 회장(53)은 “중소부품사 입장에선 현대차보다 현대차 노조가 갑 중의 갑”이라며 “노조 설립 이래 28년 동안 속편히 일해본 적은 4년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을, 이달 들어서도 23일부터 26일까지 오전·오후조 12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고 있다.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지금까지 3만4500여대의 생산 차질과 76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 모기업의 손실은 울산 등 전국 자동차 부품협력사의 경영난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협력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영섭 진합 회장(73)은 “전국 5000여개 협력사들은 하루 1시간의 잔업 중단에도 회사 경영에 치명타를 입는다”며 노조에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그러나 26일 재협상에서 통상임금과 임금 인상에 대한 회사 측 제시안이 부족할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해 협력업체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사 협상이 장기화되자 현대차 일반 노조원과 인근 상가주민들도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인근 명촌지구에서 식당을 하는 이재춘 씨(49)는 “이젠 더 이상 시민들이 고통받는 노조 파업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에는 500여개 협력업체에서 4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