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전략도 실패하게 만드는 4가지 함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Management & Issue Focus
LGERI 경영노트
김현기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hkkim@lgeri.com >
LGERI 경영노트
김현기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hkkim@lgeri.com >
많은 기업들이 좋은 전략을 짜고 실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기대한 만큼 결실을 맺는 기업은 많지 않다.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흔히 빠지기 쉬운 것이 ‘눈가리개’와 ‘집단사고’의 함정이다. 전략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것이 눈가리개가 되기도 한다. 전략을 수정하거나 바꿀 기회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필름 사업의 코닥, 휴대폰의 노키아, 유통업체인 K마트 등 수많은 기업이 업계의 판도가 바뀌었는데도 기존 전략을 고수하다 몰락했다. 집단사고에 빠진 기업의 임직원들은 사업이나 제품의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기존 방식을 밀어붙이거나 변화를 거부해 낭패를 본다.
한때 세계 PC시장을 장악했던 델은 2006년 휴렛팩커드(HP)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의 주력이 데스크톱에서 랩톱으로 바뀌었는데 변화를 무시해서다. 당시 델의 모든 경영진과 전략 실무자들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좀 더 싼 가격에 PC를 공급받기 원한다. 노트북처럼 비싼 제품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믿음을 고수했다.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둔감해지면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구상과 실행의 분리’ 함정이다. 최고경영자나 전략기획 조직이 아니라 현장의 실무자가 만든 전략이 최상의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전략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되는 게 아니라 시행착오와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존슨앤드존슨이 소매용 파우더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 경우다. 병원에 깁스를 공급하던 당사의 영업담당자는 어느날 한 소비자가 깁스 때문에 가려움증이 생겼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다. 그는 가려움증이 없도록 파우더를 첨가한 깁스를 팔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이 파우더만 따로 살 수 있는지 문의했고, 영업담당자의 건의로 회사는 재빨리 화장실용과 아기용 파우더 제품을 내놓았다. 이것이 히트 상품이 됐다.
‘하드 데이터’의 함정도 주의해야 한다. 1980년대 중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전략용 매뉴얼과 시스템을 폐기한 바 있다. 당시 전략기획부문 임원을 맡았던 이안 윌슨 박사는 “객관적인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비정량적인 질적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로 프랑스 경제의 골칫거리가 된 비벤디유니버설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원래 수도사업, 폐기물처리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이었다. 1980년대 다각화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 기업 규모를 10배 이상 불리기도 했지만 1990년대 중반 위기를 맞았다. 이때 새로 취임한 최고경영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구조조정해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략기획실에서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가며 신규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소위 ‘디지털 컨버전스 구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려 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을 인수합병해 방송, 통신서비스, 영화, 음악, 출판, 게임 등에 진입했지만 몇 해 지나지 않아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시장에 대한 정보만 치밀하게 분석했을 뿐, 그 분야에 대한 경험과 경영역략 부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현기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hkkim@lgeri.com >
가장 흔히 빠지기 쉬운 것이 ‘눈가리개’와 ‘집단사고’의 함정이다. 전략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것이 눈가리개가 되기도 한다. 전략을 수정하거나 바꿀 기회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필름 사업의 코닥, 휴대폰의 노키아, 유통업체인 K마트 등 수많은 기업이 업계의 판도가 바뀌었는데도 기존 전략을 고수하다 몰락했다. 집단사고에 빠진 기업의 임직원들은 사업이나 제품의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기존 방식을 밀어붙이거나 변화를 거부해 낭패를 본다.
한때 세계 PC시장을 장악했던 델은 2006년 휴렛팩커드(HP)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의 주력이 데스크톱에서 랩톱으로 바뀌었는데 변화를 무시해서다. 당시 델의 모든 경영진과 전략 실무자들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좀 더 싼 가격에 PC를 공급받기 원한다. 노트북처럼 비싼 제품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믿음을 고수했다.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둔감해지면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구상과 실행의 분리’ 함정이다. 최고경영자나 전략기획 조직이 아니라 현장의 실무자가 만든 전략이 최상의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전략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되는 게 아니라 시행착오와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존슨앤드존슨이 소매용 파우더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 경우다. 병원에 깁스를 공급하던 당사의 영업담당자는 어느날 한 소비자가 깁스 때문에 가려움증이 생겼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다. 그는 가려움증이 없도록 파우더를 첨가한 깁스를 팔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이 파우더만 따로 살 수 있는지 문의했고, 영업담당자의 건의로 회사는 재빨리 화장실용과 아기용 파우더 제품을 내놓았다. 이것이 히트 상품이 됐다.
‘하드 데이터’의 함정도 주의해야 한다. 1980년대 중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전략용 매뉴얼과 시스템을 폐기한 바 있다. 당시 전략기획부문 임원을 맡았던 이안 윌슨 박사는 “객관적인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비정량적인 질적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적자로 프랑스 경제의 골칫거리가 된 비벤디유니버설의 사례를 보자. 이 회사는 원래 수도사업, 폐기물처리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이었다. 1980년대 다각화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 기업 규모를 10배 이상 불리기도 했지만 1990년대 중반 위기를 맞았다. 이때 새로 취임한 최고경영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구조조정해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략기획실에서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가며 신규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소위 ‘디지털 컨버전스 구현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려 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을 인수합병해 방송, 통신서비스, 영화, 음악, 출판, 게임 등에 진입했지만 몇 해 지나지 않아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시장에 대한 정보만 치밀하게 분석했을 뿐, 그 분야에 대한 경험과 경영역략 부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현기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hkkim@lger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