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털고 여행수요 본격 회복…4분기부터 뚜렷한 상승세 전망
주식시장에서 올해 여행 업종에 거는 기대는 컸다. 2014년은 연속 휴일 수가 지난해보다 5일 많고, 대체휴일제 도입과 원화 강세 등 외부 여건이 여행 업종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4분기에 발생한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에 큰 타격을 주고, 태국 방콕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성수기 때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주춤했다. 올 4월에는 전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로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상반기 국내 여행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4분기부터 국내 여행 업종은 뚜렷한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앞으로 1년간 여행 수요 증가에 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출국자 수를 기반으로 한 ‘아웃바운드’(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시장은 확실한 성과 확대가 예상된다.

악재 털고 여행수요 본격 회복…4분기부터 뚜렷한 상승세 전망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진 전년 동기 동남아시아 여행 위축에 따른 기저 효과(비교 대상 시점의 실적이 안 좋기 때문에 현재 실적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것)가 예상된다. 내년 2~3분기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상반기 취소됐던 단체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 업종의 실적 모멘텀(상승 요인)이 부각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도 국내 여행산업의 지속적인 실적 상승 추세는 뚜렷하다고 판단된다.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가를 즐기려는 욕구가 늘어나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해외 출국자 수 비중은 29%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비중인 40%보다 크게 낮다. 또 경제적, 시간적 여건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여가 활동 1위로 ‘해외여행’이 꼽힐 만큼 국내의 해외여행 잠재 수요도 풍부한 것으로 판단된다.

악재 털고 여행수요 본격 회복…4분기부터 뚜렷한 상승세 전망
저비용 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 진출 추진 등 해외 취항 노선 증가는 여행비용 부담을 줄이고, 상품 선택의 폭을 넓혀 해외여행 수요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내국인 출국자 수는 장기적으로 구조적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국내 여행 시장에서 몇 가지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해외여행에 익숙해진 젊은층을 중심으로 개별 자유여행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본인의 선호에 따라 맞춤형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고 온라인 등을 통한 여행 정보 획득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연장선상에서 온라인 여행 서비스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 모바일을 통한 가격 비교, 후기 공유 등 여행 정보 교류가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개별 자유여행 수요 상승으로 항공권, 호텔 등 단품 판매도 활발해졌다. 국내 여행 업계는 자유여행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패키지와 개별 자유여행 각각의 장점을 결합한 에어텔(항공권·호텔 결합 상품) 등 ‘하이브리드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장거리 여행객의 증가다.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와 동남아 지역 부진 등에 따른 반사효과가 반영돼 있겠지만 길게 보면 관광 자원이 풍부하고 문화적 매력이 있는 유럽, 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입국자 중심의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도 국내 여행산업 성장을 이끌 한 축이 될 것이다. 인바운드 여행 산업은 중국인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불과해 꾸준히 주목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 확대는 지속될 것이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호텔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인바운드 사업을 위한 포석이다. 앞으로 호텔 객실 공급을 중심으로 인바운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산업은 자연재해 등 외부 여건에 따라 부침이 있지만 국민 소득 증가와 양질의 삶을 위한 여가 소비 증가로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4분기부터 기저효과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국면에 있어 여행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