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아파트 여러 곳에서 출입문에 '특정 표시'가 된 빈집털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2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대구시 달서구의 아파트 3가구와 북구의 아파트 1가구가 털렸다.

도둑이 든 집의 공통점은 디지털 출입구나 출입구 상단부에 미국 달러 표시와 비슷한 '$' 표시가 되어 있다. $는 네임펜으로 새끼손가락 손톱의 절반 크기로 작게 표시됐다.

특히 집주인들의 시선이 쉽게 닿지 않는 도어로크 또는 머리보다 위쪽의 출입문에서 발견됐다.

범인은 출입문에 $표시 이외에 지문은 물론 집안을 뒤진 흔적, 출입구 훼손 흔적 등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4가구의 피해액은 2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둑이 들지는 않았지만 피해를 본 아파트와 같은 단지나 라인에 있는 7가구(북구 5가구, 달서구 2가구)에서 알파벳 'S'가 그려진 것이 발견됐다.

경찰은 도둑이 초인종 등을 눌러 빈집인 것을 확인한 가구의 출입문에 우선 S자를 표시한 뒤 침입한 집은 S자 위에 줄을 그어 $표시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범인은 아파트 공동출입구를 통해 들어와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꼭대기층과 중간층 사이를 오가며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빈집을 확인한 뒤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도둑이 든 가구와 미수에 그친 가구는 대부분 14~20층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 수사과 한 관계자는 "침입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는 등 범행이 매우 치밀하게 이뤄졌고, 주민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범인은 2인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범인들이 빈집에 침입한 수법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