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스크린골프 특허 분쟁서 골프존 눌렀다"

350만명의 인구와 1조7000억원대 규모의 시장으로 추정하는 국내 스크린골프의 볼공급 장치와 관련한 특허 분쟁에서 눈길 끄는 결과 (1심)가 나왔습니다. 한 개인 발명가가 관련한 싸움에서 4000여개의 매장 운영으로 국내 스크린골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주식회사 골프존을 눌렀습니다.

9월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주식회사 골프존이 개인발명가 전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골프공 공급장치 특허’(특허 제651061호로 2006년 1월 20일 출원) 무효심판에서 피고인 전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전씨의 특허가 유효하다는 결정인데요. 이 제품이 기존 골프공 공급 장치에 비해 오작동을 크게 개선했다는 게 이번 결정의 이유로 제시됐습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골프공 공급장치의 경우 기존엔 골프티 아래나 골프채 스윙 경로에 설치된 센서에서 타격 여부를 감지해 골프공을 올리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수로 인해 공을 골프티에서 굴러 떨어지게 하거나 단순 연습 스윙만 해도 타격한 것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점으로 꼽혔다는 얘기.

때문에 다음 공이 공급되는 오동작을 일으킬 수 있고 골프채 충격으로 센서가 파손될 가능성도 높았다는 지적입니다. 개인발병가 전씨는 이에 타격이 이뤄진 뒤 날아가는 공을 센서가 감지해 다음 공을 공급하도록 하는 장치기술을 개발해 특허로 출원했습니다.

전씨의 개발 기술은 기존 장치의 문제 (오동작과 센서 파손)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하나의 센에 타격된 골프공 속도 및 비거리 측정과 골프공 공급 동작까지 연동시켰다고 합니다. 볼 공급의 정확성은 물론 사용 편리성도 크게 개선한 기술이라는 게 특허심판원의 설명입니다.

1년여 전인 2013년 6월, 전씨는 “골프존이 자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골프존은 이에 맞서 특허심판원에 이번에 결정이 나온 전씨 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했고요.

아무튼 특허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개인발명가 전씨의 경우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침해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특허청측의 해석입니다. 골프존측은 이번 심결에 불복해 특허법원 (2심)에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골프 관련 특허분쟁은 총 36건 가운데 특허권자가 개인인 사건의 비율이 64%에 이르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의 35% 보다 월등하게 높은 비율입니다. 골프 업계에서는 개인이 다른 분야에 비해 더 활발하게 기술을 개발해 권리를 취득하고 행사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허심판원 장완호 심판장은 이와 관련, “특허는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수단”이며 “골프와 같은 취미생활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할 경우 대기업과 얼마든지 상대해 이길 수 있고 창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더불어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아이디어 발굴 습관과 이를 신속하게 권리화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