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두산인프라코어, 2년 만에 주가 전진하나
굴삭기 등 건설기계와 중장비 엔진을 만들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9월 들어서 연중 최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시리아 공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져서다.

그렇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수출 성장 등 위험요인이 잇따라 완화되는 단계라서 보유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종 내 최우선 선호주(top pick) 지위도 다시 꿰찼다. 2년여 만에 주가 그래프가 '상승 곡선'을 그려나갈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1만1000원대로 연중 최저 수준이다. 직전 고점(1만4000원, 7월25일) 대비로도 19%에 가까운 단기 급락률을 기록중이다.

이 회사의 주가그래프는 2012년 3월 이후로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당시 주가(2만4600원)와 비교하면 2년 새 반토막이 난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속한 기계업종의 전반적인 실적 전망은 어둡다. 다만 '숲을 보지 말고 나무를 본다'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 반등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건설기계 총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게차를 제외한 건설기계 수출금액은 0.3% 줄어든 4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8월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2분기부터 시작된 큰 폭의 중국 수출 감소 탓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 중국·이머징 수출과 엇갈림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의외로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게차를 제외한 이 회사의 7월 건설기계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에 이어 8월에도 30% 이상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벨기에 수출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 와중에 처음으로 네덜란드 수출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게 홍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유럽의 건설장비 렌탈업체와 계약한 것이 네덜란드 수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판단했다.

공작기계 사업부도 하반기에 좋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지난 2년 동안(2012~2013년) 적자를 기록해온 엔진사업부의 구조적인 흑자전환 역시 투자포인트"라며 "여기에 미국경기 호조에 따른 밥캣의 실적 호조가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유럽의 경기지표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주가는 이를 모두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국내 공작기계 기업들의 주가가 경쟁국 대비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국제적으로 유럽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비슷해진 만큼 한국 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 요인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달러 강세로 위험요인이 하나 사라진 데다가 유럽의 경기회복이 느리지만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