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열린 2014 코스닥 해외IR 모습.
홍콩에서 열린 2014 코스닥 해외IR 모습.
“카카오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다음’에 대해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합병으로 다음의 사용자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4 코스닥 상장기업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만난 주궈준 싱가포르 핌자산운용 연구원은 기업설명회(IR) 참석 배경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페이스북이 모바일메신저 업체 와츠앱과 합병하면서 큰 시너지를 거두고 있다”며 “비슷한 방식의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협회, 한국IR협의회 주관으로 22일 홍콩과 24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엔 다음, 엑세스바이오, 솔루에타, 루트로닉 등 코스닥 12개사의 IR이 열렸다. 60여개의 해외 기관투자가가 몰려 한국 코스닥 우량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합병을 앞둔 다음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다른 기업에 비해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대형 기관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용석 다음 IR실장은 “모바일 부문의 성장과 카카오페이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엑세스바이오, 젬백스 등 바이오 업체에 대한 관심도 다음 못지않았다.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사장은 “지난달 초만 해도 엑세스바이오의 외국인 지분율이 1%도 되지 않았지만 최근 4%로 뛰었다”며 “이번 IR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흐뭇해했다. 김성수 현대증권 홍콩법인장은 “최근 대형주 중심의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상장사를 눈여겨보는 해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갖춰나가는 중소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더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홍콩의 린다 셀락 마누라이프자산운용 공인재무분석사(CFA)는 “한국 기업 유상증자 등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마저 해외엔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 방식을 적극 개선해야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싱가포르=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