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브라질 채권 '속앓이'
달러 강세로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브라질 자산을 팔아 미국 자산을 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된 브라질 채권은 대부분 환헤지(환위험 회피)가 돼 있지 않다.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채권 평가액도 환율에 비례해 줄어든다는 의미다. 올 들어 국내에서 판매된 브라질 채권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24일 기준 헤알당 원화 재정환율(달러화를 매개로 간접 계산)은 431원47전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기 고점이었던 지난 7월15일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6.69%에 이른다. 두 달 전 브라질채권을 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 10%인 채권 이자를 받았다고 해도 5% 안팎의 손실이 난 셈이다.

브라질 채권은 연초 440원대였던 환율이 460원 선까지 올라온 올 2분기부터 인기를 누렸다. 올해 판매액의 절반이 넘는 7000억원어치가 2분기에 팔려나갔다.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표면금리가 연 10%인 데다, 두 나라 간 조세 협정으로 이자소득세가 없다는 점도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브라질 채권 판매를 되살린 요인으로 꼽힌다.

당분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널뛰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한 만큼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이 올 10월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점도 헤알화 환율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은 엇갈린다. ‘당분간 신규 매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과 ‘헤알화가 7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투자 적기’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대선 후 헤알화 가치가 반등 조짐을 보인다면 신규 투자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