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존치' 위해 모인 그들 "법조인 양성 로스쿨 독점 안돼"
사법시험 존치국민연대가 주관하는 '사법시험존치 범국민집회'가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사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고시생, 변호사, 고시원 주민 등 경찰 추산 60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2017년 완전히 폐지되는 사시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18일 변호사시험 합격자에게도 본인의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고 사법시험을 계속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도 참석해 사시 존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시 존치' 위해 모인 그들 "법조인 양성 로스쿨 독점 안돼"
김 의원은 "그 누구도 백이나 집안으로 통과할 수 없던 사시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란 불투명한 제도로 바뀌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 이라며 "한 국회의원 아들이 로스쿨을 졸업해 법조인이 됐지만 의혹을 받는 것처럼 가진 자들도 로스쿨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환 대한법학교수회 사무총장(홍익대 교수)은 "꼭 로스쿨을 통해서만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학교를 다니며 사시를 성실히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피해를 준다" 며 "사시를 없애는 것은 법학교육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양재규 대한변협 부회장도 "실력 없는 법조인이 배출될 수 있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 라며 "서민층을 위한 제도였던 로스쿨 제도가 이제는 높은 로스쿨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고위층만의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누구나 노력하면 빈부·환경·배경·나이·조건 등 어떤 것에도 좌우되지 않고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자 공정한 시험 내지 사회적 공정성의 상징인 사법시험을 로스쿨과 병행해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현장에선 로스쿨 제도를 반대하는 고시촌 주민과 대학생들도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성균관대 법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은 "로스쿨 선발 과정부터 불투명하다. 명문대 학부 출신일수록 면접을 쉽게 통과하는 것 같다" 며 "실제로 주변에서 국회의원 추천서로 로스쿨에 쉽게 입학하는 사례도 봤다. 로스쿨 제도에서 국회의원 추천서를 받는 사례는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시 존치' 위해 모인 그들 "법조인 양성 로스쿨 독점 안돼"
고시촌인 서울 신림9동 주민 김성환, 이수길 씨(이상 59)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사시를 폐지하면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내용에 위배되고,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도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오는 2017년 사시가 폐지되면 '고비용·저효율' 비판을 받고 있는 로스쿨 제도와 변호사시험을 통해서만 법조인이 배출된다. 이에 따라 법조인 양성 제도를 로스쿨로 일원화 하지 말고 사시를 존치시켜 법조인 선발의 또 다른 경로를 열어두자는 문제 제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승은정 인턴기자(숙명여대 의류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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